‘부천 호텔 화재’ 긴박했던 신고 통화 내용 공개
“어디서 불?” 질문에 신고자는 “객실이요 810호”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기 부천 호텔 화재와 관련해 최초 119신고자와 소방 접수 요원간의 긴박했던 통화내용이 공개됐다.
25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실이 확보한 ‘부천 원미구 숙박시설 화재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최초 신고는 지난 22일 오후 7시39분20초께에 접수됐다.
당시 신고자는 “중동 XXX호텔인데요. 밖에. 아아 불이 났어요”라고 소방 접수 요원에게 말했다. 접수 요원이 “어디서 불이 나는 거 같아요?”라고 묻자 “여기요 객실이요 810호요”라고 정확히 최초 발화 지점을 말했다.
접수 요원은 해당 호텔 이름을 재차 물었고 신고자는 통화 당시 호텔 이름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이후 “대피는 했느냐”는 접수요원 질문에 신고자는 “대피 안 했다”고 답했다.
신고자가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자 119 접수요원은 “신고자분?”이라고 불렀고 신고자는 경황이 없는 듯 “여기”라는 짧은 답만 남기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접수 요원은 재차 “사람들 대피 먼저 해주세요”라고 되물었지만 신고자는 “아…”라는 답변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
이번 화재는 지난 22일 오후 7시34분께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2명은 소방이 구조를 위해 건물 밖에 설치한 에어매트에 뛰어내렸다가 숨졌다. 나머지 5명은 7~8층 객실 내부나 계단에서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등이 확보한 호텔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지난 22일 오후 7시31분께 최초 발화 장소인 810호 객실에 투숙객이 들어가고 2분여 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투숙객은 당시 객실로 들어갔다가 에어컨 쪽에서 탁탁 소리와 함께 탄 냄새가 나자 프론트에 내려가 객실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숙객이 방을 나서고 오후 7시37분7초께 연기가 퍼졌고 1분23초만인 7시38분30초께에는 복도를 비추는 CCTV 화면이 순식간에 연기로 뒤덮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투숙객이 객실에서 나간 뒤 에어컨에서 불똥이 떨어져 소파와 침대에 옮겨 붙으며 불길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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