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도 절망 안겨”… 전세사기 피해자, 건축왕 2심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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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8월 29일 1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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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피해자들에게 절망을 안겨준 이번 2심 판결에,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함께 분노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한 재판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48억원 상당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60대 건축업자 A씨, 이른바 ‘건축왕’이 최근 항소심에서 형량이 절반 이상 감형된 가운데 피해자들이 A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동시에 검찰의 상고를 주장했다.

29일 오전 11시께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검 앞에서 인천 미추홀구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등 피해자들은 ‘미추홀구 건축왕 일당에 대한 검찰 상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가 외면하고 방치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사법부마저 절망을 안겨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소위 ‘건축왕’이라 불리는 대규모 전세사기 행각을 벌여 사회적 재난을 일으켜 1심에서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은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범 A씨 일당에게, 항소심 재판부는 형량의 절반 이상 감형과 집행유예 등을 선고했다”며 “국가가 외면하고 방치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사법부마저 절망을 안겨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1심에서 선고된 사기 사건의 법정 최고형인 15년조차, 그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량”이라면서 “대폭 감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실상 면죄부에 가까운 판결이며, ‘대한민국이 사기 공화국’임을 법원이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며 “미추홀구 피해자들에게 절망을 안겨준 이번 판결에, 전국의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함께 분노하며,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한 재판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씨 일당의 전세사기에 대해, 철저하고 충분하게 혐의를 밝혀내고 입증하려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이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항소심 판결의 부당함에 대해 지체없이 즉시 상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세사기국가와 사법부가 더 이상 피해자들을 죽음으로 등 떠밀지 말아야 한다”며 “향후 대법원은 잘못된 원심을 파기 환송해, 희대의 전세사기범 A씨 일당에게 엄법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정우영)는 지난 27일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A씨에 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명의수탁자 등 공범 9명에 대해서는 각각 무죄 또는 징역 8개월~1년6개월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하고 석방했다.

A씨 등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같은해 7월까지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이 소유한 공동주택의 임차인 19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약 148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에서는 공소장에 적시된 피해 세대의 기존 전세 보증금 148억원을 편취 금액으로 봤으나, 2심에서는 2022년 5월27일 이후를 기준으로 신규 체결된 전세 보증금과 증액된 전세 보증금 68억원만을 편취 금액으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2022년 5월27일을 공범들이 건축왕의 사기 행각을 인식한 시점이라고 봤다.

이에 따라 A씨는 절반 이상의 형량이 감소됐고, 공범 9명은 모두 석방됐다.

한편 검찰은 이 사건 이외에도 A씨 일당에 대해 2·3차로 추가 기소했다. 별건 재판 중인 사건까지 합하면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 사이 건축왕 일당의 전세사기 피해자는 665명, 피해 보증금은 약 536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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