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 “제대로 된 역사 기틀 만들겠다” 제안
이 회장 “건립추진위 만들어 건의할 것” 화답
정부-광복회 갈등 상황 속 발언 주목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독립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제대로 된 역사 의식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경기도가 직접 예산을 들여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9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광복회관에서 이종찬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약속했다.
김 지사의 발언은 정부와 광복회의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김 지사는 “최근 쪼개진 광복절 행사를 보면서 안타까웠다”라며 “회장님이 나라의 어른으로서 중심을 잡아주시고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셔서 든든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복회장님의 올바른 역사관과 소신 있는 말씀에 깊이 감사드린다”라며 “경기도가 제대로 된 역사를 만들고, 독립운동을 선양하는 데 앞장서겠다”라며 경기도 독립기념관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김 지사의 제안에 경기도 독립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가칭)를 만들어 논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회장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로 광복회에 큰 힘이 된다”라며 “광복회 안에 위원회를 만들어 입지 등을 경기도에 건의하겠다”라고 화답하면서 김 지사에게 저서 ‘숲은 고요하지 않다’를 선물했다.
함께 자리한 광복회 간부들도 “천안의 독립기념관이 수도권에서는 너무 멀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라며 “수도권에 최초로 독립기념관이 만들어진다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독립기념관으로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면서 환영했다.
이에 김 지사는 “이참에 제대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역사적 기틀을 만들겠다”라며 “저희가 적극적으로 광복회 곁에서 함께 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광복회 방명록에 “순국선열과 독립유공자의 뜻을 받들어 역사 바로 세우고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경기도가 앞장서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정부는 내년 광복회 예산을 32억 원에서 6억 원 삭감한 26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국가보훈부도 최근 광복회에 대한 감사를 언급했고, 대통령실은 광복회 이외의 공법단체 추가지정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광복회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대해 이달 15일 광복절 기념식을 별도로 진행한 데다 기념식에서 정부 규탄 발언이 나왔다. 이 때문에 정부가 광복회에 대한 압박을 넘어 보복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브리핑 자료를 통해 “김 지사는 무장투쟁, 독립의열사 외에도 예술, 언론, 교육 등의 분야에서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다양한 독립운동과 유공자를 찾아내 선양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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