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설치하다 온열질환 증상을 보인 20대 근로자가 쓰러졌는데도 1시간 가량 외부에 방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업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1일 전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진 A 씨(28) 사망 사건과 관련된 고소장을 접수,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 고소장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3일 오후 4시 40분경 전남 장성군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 작업을 하다가 쓰러졌고 약 1시간 뒤 숨졌다.
A 씨는 점심식사 후 오후 1시 40분부터 에어컨이 켜져 있지 않은 실내에서 보조작업을 했다. 이후 그는 약 3시간 뒤 온열질환으로 인한 이상징후를 보였고 건물 밖 외부 화단에 쓰러졌다.
하지만 업체 측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업체 측은 오후 5시 9분경 A 씨가 화단에 누워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A 씨의 가족에게 보내며 “데려가라”고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오후 5시 10분경 의식을 잃었고 업체 측은 뒤늦게 119에 신고전화를 걸었다. 119 도착 후 A 씨는 고온으로 체온측정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숨진 이후 체온측정 결과는 40도 이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를 1시간 가량 외부에 방치해 온열질환으로 숨지게 한 관계자들을 처벌해 달라는 유족들의 고소장을 접수한 장성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최근 전남경찰청으로 이관했다.
전남청은 A 씨의 사망과 관련자들의 미조치 사이의 인과 관계 등을 확인하고 혐의가 입증될 경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을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 내용을 토대로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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