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부결…전공의대표 “임현택 회장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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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8월 31일 2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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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지원 예산 편성 안건은 가결
박단 “대의원회 결단해야” 사퇴 촉구
대의원회 “집행부 미흡…심기일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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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사태, 간호법 국회 통과 등으로 의정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 대의원회가 개최한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설치’ 안건이 부결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긴급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고 ‘의대정원 증원 저지·필수의료 패키지 대응·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에 관한 건’을 표결에 부친 결과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의협 대의원 242명 중 18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개표 결과 비대위 설치 안건은 반대 131표(찬성 53표·기권 5표)로 부결됐다.

‘전공의 지원 성금의 고유사업 예산 편성의 건’(특별회계 편성에 대한 수정동의안)은 대의원 242명 중 16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03표(반대 60표·기권 6표)로 가결됐다.

의협 대의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는 대의원총회 산하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할지, 아니면 집행부를 중심으로 비상체제를 통해 돌파할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면서 “비대위를 설치하기보다는 집행부가 의대정원 증원 저지, 필수의료 패키지 대응, 간호법 제정 등을 총망라해 사즉생의 각오로 총력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대의원회는 “국회 청문회를 통해 명명백백 사실관계가 드러난 의대정원 확대 추진은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면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설익은 정책으로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으며, 더 많은 의구심만 양산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필수의료는 정부의 시스템 개선이 먼저”라면서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개선과 재배치 , 적정 규모의 환자와 함께 일하는 의료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호법 제정을 통한 PA간호사로 전공의를 대체할 수 없다”면서 “오늘의 전공의가 없으면 내일의 전문의는 절대 있을 수 없는 만큼 전공의를 지속 가능성이 없는 PA간호사로 대체하는 법 제정을 즉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의원회는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통해 단결된 의지를 확인하고, 의협 집행부를 중심으로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면서 “끝으로 협회장은 즉시 단식 투쟁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임시 대의원회 총회에 참여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임현택 의협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를 강행하고 국회도 의료체계를 왜곡하는 간호법을 통과시켰다”면서 “의협과 임현택 회장은 14만 의사를 대표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고, 물러나지 않으면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전협 비대위는 본인 면피에 급급한 무능한 회장과 함께하지 않겠다”면서 “대의원회가 이젠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이날 임시 대의원회 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박단 비대위원장은 임 회장이 그 자리에 있는 게 옳지 않다는 의견이 확고한데, 서로 시각차가 있다 하더라도 의대 증원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대의원회가 더 노력하고 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의협 집행부가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해 임총도 열리고 비대위 구성 안건도 올라왔지만 심기일전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대의원회에서 역할을 잘 해내겠다”고 했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 사태가 반년 넘게 지속되면서 의료체계가 한계에 달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국민의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형욱 의협 대의원회 부의장은 “대통령의 담화를 보시고 충격을 받으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의료 현장의 심각성을 모른다. ‘가 보시라’는 그 말씀이 현 사태가 왜 발생했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을 우습게 여기고, 현장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면서 “비상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정부도 열심히 뛰고 있다. 저는 (의료개혁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부의장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내놓은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과 관련해서는 “의료개혁의 대상은 바로 보건복지부”라면서 “뉴스위크가 선정하는 글로벌 베스트 병원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여러 곳이 들어가 있는데, 국립중앙의료원은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은 1958년 당시 아시아 최고 시설을 보유한 국내 최대 병원이었다”면서 “관리를 해오는 복지부가 몇십 년에 걸쳐 아시아 최대 병원을 이름 없는 병원으로 만든 당사자”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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