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 여사 예방
김 지사 “‘비전2030’ 정치 전기” 언급
노 전 대통령 어록 담긴 부채 선물 받아
묘역 참배 후 만찬·봉하마을 음악회 관람
‘그리움’, 그리고 ‘다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다녀온 뒤 1일 강민석 대변인을 통해 남긴 메시지다. 김 지사는 전날 부인 정우영 여사와 함께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권 여사는 “귀한 시간을 쪼개 봉하마을까지 와주셨다”면서 김 지사 내외를 환대했다. 이에 김 지사는 “제가 오히려 영광”이라며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다짐을 위해 뵈러 왔다”고 했다.
환담 자리에서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김 지사 주도로 만든 국가전략보고서 ‘비전 2030’이 화제가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기인 2006년에 발표된 보고서다.
김 지사는 “2017년 아주대 총장 시절 문재인 대통령님께 경제부총리 제안 받았을 때 처음에는 고사했다”면서 “하지만 문 대통령 캠프에서 대선 시절 ‘비전 2030’을 기본으로 삼았으니, 들어와서 야당(현 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된 보고서를 실현해달라고 설득해 결국 맡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야당이 좌초시킨 보고서가, 지나고 보니 정치를 하는데 전기가 됐다”라고 술회했다.
권 여사는 “참여정부 정책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던 정책이 좌절된 것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비전2030’”이라며 “참여정부에서 기획했던 ‘비전2030’ 때문에, (김 지사가) 다시 정부에 참여하고, 정치를 하게 됐는데, 정치인의 삶은 ‘운명’인 것 같다”고 했다.
‘비전2030’을 고리로 ‘김동연의 운명’을 언급한 것이다.
권 여사는 “(노무현)대통령이나 김동연 지사님이나, 모두 의지를 가지고 고생하면서 삶을 개척해 오신 분”이란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맨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한다’라는 ‘족탈불급’(足脫不及)을 인용한 뒤 “대통령님과 저는 상고를 나왔고, 삶의 여정이 비슷해서인지 (노 전 대통령 유고집인) ‘진보의 미래’를 읽으면서 대통령님의 생각이 이해됐다”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 김 지사는 덕수상고를 나왔다.
김 지사는 권 여사 예방에 앞서 봉하마을에서의 첫 일정으로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목표를 잡고 길게 가자’ 사람 사는 세상의 꿈 더 크게 이어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목표를 잡고 길게 가자’는 노 전 대통령 유고집 ‘진보의 미래’에 나오는 작은 제목 중 하나다. ‘사람 사는 세상’은 노 전 대통령이 꿈꾸었던 세상이다.
강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김동연 지사의 ‘그리움’과 노 전 대통령의 이상을 더 키워서 이뤄내겠다는 ‘다짐’이 담긴 방명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권 여사에게 김규흔 명인(대한민국 제26호 식품명인)이 만든 한과를, 권 여사는 김 지사에게 노 전 대통령의 어록 ‘지금 여러분의 생각과 실천이 바로 내일의 역사입니다’라고 적힌 부채를 선물했다.
김 지사와 권 여사는 면담 후 함께 만찬을 함께 했다. 만찬장에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노무현재단 이사장), 곽상언 김정호 김현 국회의원 등도 함께 자리했다.
봉하음악회 ‘우리울림’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는 동안 김 지사 내외는 시민들의 환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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