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곡갱이로 4개월 땅굴 팠다…도심 한복판 뚫은 ‘기름 절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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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9월 4일 13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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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절도 미수 일당이 판 땅굴 모습. (대전경찰청 제공)
송유관 절도 미수 일당이 판 땅굴 모습. (대전경찰청 제공)
송유관이 지나는 건물을 임차한 뒤 삽과 곡괭이로 송유관 매설지점까지 땅굴을 파고 들어가 기름을 훔치려고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송유관안전관리법위반 혐의로 9명을 검거하고 이중 6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월 8일 충남 천안 서북구 두정동 2층짜리 창고 건물을 임차한 뒤 1층에서부터 지하 4m 깊이의 땅굴을 파 내려가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총책 A 씨의 주도하에 모인 이들은 석유절취시설 설치 기술자, 땅굴 굴착 작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눴으며 사전에 매설지점을 탐측하거나 석유절취시설의 설계도면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

또 주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창고 건물에 허위 물류센터 간판을 내걸고 땅굴과 이어지는 곳은 냉동 저장실로 위장했으며 삽과 곡괭이로 흙을 파내 소음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특히 공범 중 기술자 B 씨와 현장관리책 C 씨는 과거 한국석유공사에서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파낸 땅굴 규모는 가로 75㎝, 세로 90㎝, 길이 16.8m가량으로 바로 위에 4차선 도로가 있었으며 주변에는 초·중학교, 도서관, 아파트가 있는 도심 한복판이었다.

경찰은 지반침하 및 붕괴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땅굴을 원상복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땅굴을 파서 기름을 훔치는 방식의 범행이 잇따르고 있어 관계기관과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송유관 관련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대전ㆍ충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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