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7시 32분경 계양구 오류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불이 났다.
해당 아파트 입주민이라는 누리꾼 A 씨는 2일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당일 아파트 주민 단체 채팅방에 화재를 목격한 주민의 긴급한 대화가 올라왔다”고 했다. 채팅방을 보면 주민은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차 빼시라”며 차량에서 불길이 치솟는 사진을 공유했다.
그 시각, 동 대표들은 아파트 임시 입주자대표회의를 위해 모여있었다. 회의를 참관하던 한 주민이 채팅방에 올라온 화재 사실을 동 대표들에게 알렸다. 즉시 동 대표 3명이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이들이 소화기를 찾아 불타는 차량으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화재 발생 차량의 위치가 진출입로로부터 먼, 지하 2층 가장 안쪽이었다”며 “바로 옆이 비상계단이라 해도 불길이 번지면 유독가스의 통로가 될 수 있어 대피가 쉽지 않은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어 “달려간 동 대표 3명 모두 어린 자녀가 있는 아빠들”이라며 “연기가 자욱한 지하 2층 주차장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벽에 붙어있던 소화기 몇 개를 찾아 초기 진압을 했다. 불길이 다 잡혔을 때쯤 소방이 도착했다. 결국 가장 중요한 초기의 빠른 진압은 동 대표 3명이 다 했다”고 전했다.
화재 진압에 나선 3명 중 2명은 호흡에 어려움을 겪고 목에 이물감을 느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고 한다.
A 씨는 “몸 사리지 않고 쫓아가서 불을 끈 세 사람의 희생이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우리 아파트의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계양소방서는 이들 동 대표 3명을 비롯해 화재 진압에 동참한 입주민 등 5명을 표창할 계획이다.
이번 화재는 전기차에서 발생한 건 아니었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재산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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