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5일 검찰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가 조사 2시간 만에 귀가했다. 당초 늦은 오후까지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김 씨 측이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다. 김 씨 측은 “형식적인 수사고,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수사라 생각해서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씨 측이 서면조사를 거부하고 출석일자를 직접 선택해 오늘 변호인과 함께 출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날 오후 3시 50분경 변호인과 함께 수원지검 후문으로 걸어 나왔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가 오후 1시 40분부터 김 씨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조사한 지 약 2시간 만이다. 김 씨는 ‘조사에서 어떤 질문 받았나’ ‘혐의 여전히 부인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씨는 앞서 검찰에 출석할 때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었다.
김 씨 변호인은 “상황이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다”고 운을 뗐다. 그는 ‘소환 일정은 (검찰과) 조율한 게 아니라 통보 받았느냐’는 질문에 “상호 조율을 한 것”이라면서도 “어차피 검찰이 추석 밥상 위에서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수사라 생각해 진술을 거부하고 간단히 조사받고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로부터 어떤 질문을 받았느냐’는 질문엔 “익히 예상했던 질문들인데, 이것이 형식적인 수사고,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수사라 생각해서 저희들은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아마 더 이상 소환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이 대표 소환 조사 일정을 묻는 말에는 “잘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김 씨 측은 ‘(현재 진행 중인)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과 관련한 질문도 받았나’ ‘추석 앞둔 소환 통보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말엔 말을 아꼈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였던 2018~2021년 김 씨가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전 경기도청 별정직 5급 직원 배모 씨에게 초밥과 샌드위치, 과일 등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해 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다.
이날 조사는 올 7월 검찰이 김 씨에게 출석 통보한 지 두 달여 만에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서면 브리핑에서 “지난해 추석을 앞두고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찰은 이번엔 야당 대표의 배우자마저 검찰 포토라인에 세우겠다고 한다”며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의 막장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수원지검은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이라며 “김 씨 변호인과 조사 일정을 협의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최초 출석 요청일로부터 50일 이상 경과하기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서면조사로 대체하겠다’고 지난달 26일 김 씨 변호인에게 통보했다”며 “김 씨 변호인이 이를 거부하고 출석 일자를 직접 선택했고, 이날 김 씨와 함께 출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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