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법카 유용 의혹’ 檢 진술 거부… 2시간만에 귀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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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결론 정해둔 형식적 수사”
野 “추석 밥상머리 제물 만들려해”
檢 “서면조사 거부하고 출석 선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사진)가 5일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는 5일 오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김 씨를 불러 조사했다. 김 씨는 비공개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조사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김 씨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검찰 조사에서 김 씨는 진술을 거부했고, 약 2시간 만에 귀가했다. 김 씨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법무법인 다산)는 “(미리) 결론을 정해놓고 하는 형식적인 수사라고 생각해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했다”고 했다.

김 씨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시절 수행비서였던 배모 씨가 초밥, 샌드위치, 과일 등 개인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법인카드 사용 내역 가운데 2021년 8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관계자 등 6명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결제한 것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배 씨를 재판에 넘겼고, 김 씨도 2022년 9월 7일 비공개로 조사한 뒤 올해 2월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기부 행위’를 했다고 본 것. 배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김 씨의 1심 선고는 지난달 13일 예정됐다가 변론 재개로 연기됐다.

이후 검찰은 이 대표 부부의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도 계속 수사해왔고, 올 7월 4일 부부에게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민주당 관계자 등과의 식사비 10만4000원 외에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쓴 다른 부분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이 대표 측은 지난달 23일 “민주당 전당대회(8월 18일)가 끝나고 출석하겠다”는 의견서를 검찰에 냈지만, 이후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야당 대표로 모자라 배우자까지 추석 밥상머리에 제물로 올리려는 정치검찰의 막장 행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살아있는 권력 김건희 여사의 범죄 혐의는 터럭 하나 건드리지 않으면서 ‘방문 조사’ 나가 휴대전화까지 제출한 검찰”이라며 “야당 대표는 물론이고 배우자까지 먼지 한 올마저 털어댈 기세이니 ‘정치 검찰’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수원지검은 “7월 4일부터 8월 2일까지 3회에 걸쳐 김 씨에게 출석을 요청하는 한편, 김 씨의 변호인과 조사 일정을 협의했으나 최초 출석 요청일로부터 50일 이상 경과하기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사가 지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8월 26일 서면조사로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김 씨의 변호인에게 통보했으나 변호인은 이를 거부하고 ‘9월 5일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혀 출석 일자를 직접 선택했다”고 반박했다.

#이재명#김혜경#법인카드 유용 의혹#검찰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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