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군의관 “응급실 근무 고지 없었다” 업무 거부-부대 복귀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6일 03시 00분


[‘폭탄 돌리기’ 응급의료]
광주 심정지 대학생 근처 응급실 못가
부산 공사장 추락 70대 이송후 숨져


정부가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대형병원 응급실에 배치한 군의관 중 진료를 거부하거나 원래 근무지로 복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응급실에 투입하겠다고 한 군의관 250명 중 응급의학 전문의는 8명에 불과해 정부 대책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서남권 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센터)인 이대목동병원은 전날 파견된 군의관 3명과 면담한 후 소속 부대 복귀를 결정했다. 이들은 응급의학이 아닌 다른 필수과 전문의들로 “응급실에서 근무한다는 사전 고지를 못 받았다”며 응급실 근무가 부담스럽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은 현재 전문의 7명만 남아 2인 1조 응급실 근무 편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 남부 권역센터인 아주대병원의 경우 응급실에 배치된 군의관은 모두 3명이지만 5일에는 마취통증의학과 출신 1명만 출근했다. 파견 군의관 2명이 모두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세종충남대병원에서도 업무 범위 등을 논의하다 의견이 안 맞아 원래 근무지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4일 배치한 군의관 15명 중 응급의학 전공자가 8명인 반면 9일까지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힌 235명 중에는 응급의학 전공자가 없어 근무 거부 등의 상황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4일 배치된 군의관 중 일부는 의료 사고 등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택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5일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국방부와 다시 협의하며 (군의관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응급의료 공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5일 오전 광주 조선대에선 20대 학생이 벤치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지만 같은 캠퍼스에 있는 조선대병원 응급실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후 의식 불명 상태다. 2일 오전 부산에선 공사 현장에서 자재를 운반하던 70대가 2층 높이에서 추락해 크게 다쳤지만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서 수차례 거절당했다. 결국 사고 현장에서 50km 떨어진 고신대병원에 이송됐다가 숨졌다.

응급의료 전문의뿐 아니라 배후 진료과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실 운영에 차질을 빚는 병원도 급격히 늘고 있다. 복지부가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올라간 응급실 진료 제한 메시지는 1만61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2% 늘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전국 광역지자체 17곳의 권역 응급의료 현장에 비서관급 참모진을 파견해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또 추석 명절 기간인 11∼25일 지방자치단체장을 반장으로 한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운영하고 전국 응급실 409곳에 전담책임관을 지정해 일대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응급실#군의관#권역응급의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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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4-09-06 05:12:23

    까라면 까는 검새들이랑 의사들은 딩연히 다르겠지.세상을 피의자피해자로만양분해서 생각하는 간단한?명료한?무식한?단순한 ?사고로 나라를 다스리니 이꼬라지가된거지.2000명이 아주합리적인숫자이고,충분한 협의를거쳤다면서 시방돌아가는 모양이 왜이런겨?응답하라용산과국힘과복지부야!6개월만 버티면 니들이 이긴다니 함두고봅시다

  • 2024-09-06 03:54:49

    저건 거짓말이다.. 의대기초과정에서 필수학습과 수련과정이 바로 '응급처지'이다. 군의관이라면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과정을 마친 배태랑 의사들인데, 응급처지를 못한다고 ?.. 저건 명백한 의새놈들의 파업동참으로 보인다... 저것들도 가제는 게편이라는 뜻인가 ??.. 군의관들은 전쟁에서 치명상을 입은 군인들을 치료하는 응급의학 전문가들이다. 저런 의료거부 행위는 명령위반이고, 군법회의에 회부하여 총살해야 할 중대범죄다.. 국방부는 저런 명령불복종자를 구속하고 군법회의에 회부해라. 군인이 저런 파업에 동참하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

  • 2024-09-06 08:25:41

    윤석열이는 뭘 보고 응급실이 문제 없다고 큰 소리쳤나?응급실 뿐만 아니라 대학병원과 대형병원의 적자는 보고도 안 받고. 있나?이 모든 게 2000명 의대증원 때문인데 무슨 떵고집을 피우는지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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