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게 징역 7~18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제조책 길 모 씨(27)의 상고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 모 씨(40)와 필로폰 공급책 박 모 씨(37)는 각 징역 10년,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 모 씨(42)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길 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2023년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 행사를 여는 것처럼 속여 미성년자 13명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하고 이를 빌미로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한 혐의를 받았다.
음료를 마신 피해자들은 15~18세이며 이들 중 일부는 환각 증상 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중계기를 사용해 중국 인터넷 전화번호를 국내 번호로 변작해 협박 전화를 도운 혐의, 박 씨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 10g을 은닉하고 길 씨에게 수거하게 한 혐의, 이 씨는 범죄집단 가입·활동 혐의 등이 적용됐다.
1심은 길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250만 원의 추징을 명했다. 박 씨에게는 징역 10년에 10억 6050만 원 추징, 김 씨에게는 징역 8년에 4676만 원 추징, 이 씨에게는 징역 7년이 각각 선고됐다.
1심 재판부는 “이 범행은 영리 목적으로 미성년자를 이용한 범죄와 보이스피싱 범죄, 마약이 이용된 범죄가 결합된 신종 유형으로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며 “건전한 사회 상식으로는 예상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하므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범행에 관여한 피고인들에게 중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2심은 1심을 파기하고 길 씨에게 징역 18년을, 김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박 씨와 이 씨의 경우 1심 선고 형량이 유지됐다.
2심 재판부는 길 씨에 대해 “범행 실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며 “미성년자를 오로지 영리 도구로 이용한 반인륜적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높고, 다수의 무고한 피해자를 협박하고, 부모를 표적으로 삼는 등 죄질이 특히 불량하다”고 형을 높인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에 대해서는 “범행 완성에 필수적인 중계기 관리 업무를 했고 4000만 원이 넘는 범죄수익을 얻었다”며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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