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천창수 교육감, 울산보훈지청 상대 기각 취소 소송
울산보훈지청 "사망 원인·직무 인과관계 인정 어려워"
지난 2022년 12월 울산지역 기관장 오찬 모임에서 쓰러져 사망한 고(故) 노옥희 전 울산시교육감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노 전 교육감이 직무수행 과정에서 과중한 업무 수행으로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렀다며 ‘순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지만 국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울산시교육청과 유족 등에 따르면 노 전 교육감의 남편인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은 지난 7월10일 울산지방법원에 국가보훈부 울산보훈지청을 상대로 노 전 교육감에 대한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 대상자 요건 불허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천 교육감은 지난해 울산보훈지청에 노 전 교육감 순직 처리를 위한 행정 절차를 진행했으나 인정받지 못했고, 이의신청 결과 올해 5월 최종 ‘기각’이라는 결과를 전달 받았다.
울산보훈지청은 유족과 교육청에 노옥희 전 교육감이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 대상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기각 사유는 노 전 교육감의 사망 원인과 직무수행 사이의 의학적인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시 천 교육감과 시교육청은 노 전 교육감의 경력 증명서를 비롯해 일반 건강 검진 결과 통보서, 아프가니스탄 특별 기여자 공교육 진입 지원 등이 담긴 특별추진업무 등을 울산보훈지청에 제출했다. 노 전 교육감 운전기사의 출퇴근 시간도 확인해 노 전 교육감의 초과 근무가 잦았다는 사실도 보냈다.
하지만 울산보훈지청은 노 전 교육감의 사망 원인과 직무수행 사이의 의학적인 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선출직 공무원인 노 전 교육감이 사망 전 1주일 총괄 일정표 상 31건의 일정이 확인되지만, 초과 근무 시간 산정이 불가해 과로 내역 판단이 제한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외에도 노 전 교육감이 국가의 수호·안전 보장 등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 훈련이 원인이 돼 사망한 것을 인정하기 어려워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과 ‘보훈보상 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순직 공무원 및 재해사망 공무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유족은 보훈지청에 이의 신청과 동시에 행정 심판 절차를 밟으며 노 전 교육감 사망 당시 이를 담당했던 의사의 소견서를 비롯해 청구 이유서 등을 추가로 제출했다. 하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유족은 기각에 불복,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다른은 “고인은 직무수행과 관련해 발병 전 단기간 동안 업무상 부담이 매우 증가했다”며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 수행으로 심장 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과로로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와 같은 부담으로 인해 기존 질환인 고지혈증이 자연경과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현저히 악화돼 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이는 직무수행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의학적으로 인정된 질병에 의해서 사망한 경우에 해당해 보훈보상지원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재해 사망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법에는 국민의 생명 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사망한 사람(질병 사망 포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한편 노 전 교육감은 2022년 12월 8일 김두겸 울산시장 등이 참석한 기관장 오찬 중에 쓰러져 울산중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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