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성년자 성학대물 게시 등 불법 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프랑스에서 체포된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콘텐츠 검열 시스템을 강화하고, 문제가 된 일부 기능을 폐지하는 등 플랫폼 정화를 위한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두로프 CEO는 6일(현지 시간)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비판이 아닌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텔레그램의 검열 시스템을 바꾸겠다”며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개선 방안에는 텔레그램의 ‘주변 사람들(People Nearby)’ 기능 삭제와 익명 블로그 서비스인 ‘텔레그래프’ 비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주변 사람들 기능은 인근에서 텔레그램을 쓰는 이용자의 위치가 타인에게 노출될 수 있어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두로프 CEO는 “해당 기능은 이용자의 0.1% 미만이 사용했지만, 알고리즘 봇(bot)과 사기꾼들에게 악용됐다”며 검증된 합법적 사업장만 소개하는 ‘주변 기업들(Businesses Nearby)’ 기능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 서비스도 “익명 사용자들이 오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비활성화시켰다고 밝혔다.
두로프 CEO는 지난달 24일 미성년자 성착취물 소지·배포와 마약 밀매, 조직범죄 공모 등의 혐의로 프랑스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보석금 500만 유로(약 74억 원)를 내고 석방됐지만, 현재 예비기소된 단계로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프랑스에 머물며 매주 두 차례씩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
두로프 CEO는 개선 방안 발표에 앞선 5일 “텔레그램이 ‘무법 천국’이란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면서도 “이용자가 급증하며 범죄자들이 플랫폼을 악용하기 쉬워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6일에는 “텔레그램 이용자의 99.999%는 범죄와 무관하나, 불법 활동에 연루된 0.001%가 플랫폼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어 10억 명에 이르는 이용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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