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에서 벌 쏘임 사고가 잇따르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벌의 개채 수와 활동 기간이 늘어났다며 벌초·성묘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7일 오후 1시 50분경 경북 영양군 일월면의 강변 데크길에서 트레킹을 하던 50~80대 동호인 14명이 벌에 쏘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 오후 4시경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의 한 공원에서 캐치볼을 하던 10대 남학생 5명이 벌에 손가락과 머리 등을 쏘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은 인근 6m 높이의 소나무에 지어진 벌집을 발견하고 제거했다.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벌초 등을 위해 야산을 찾는 성묘객이 늘며 벌 쏘임 사망 사고도 늘고 있다. 4일 오전 10시경 경북 예천군의 한 야산에서 벌초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이 벌에 쏘여 숨졌고, 1일에도 오전 9시경 친척들과 경남 합천군의 한 야산에서 벌초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이 벌에 목덜미를 쏘인 뒤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소방청 등에 따르면 올해 벌 쏘임 사망자는 현재까지 12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 간 연간 사망자 수(2020년 7명·2021~2023년 각 11명)를 이미 넘어섰다. 벌집 제거 신고에 따른 출동 건수도 지난해 23만2933건으로 전년 대비 3만8947건(20.1%) 급증했다. 올해도 이미 강원, 대구, 울산, 제주 등지에서 벌집 제거 신고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날씨가 따듯해지고, 외부 활동이 늘며 벌 쏘임 신고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최문보 경북대 농업과학기술연구소 교수는 “겨울과 초봄이 따듯해지면서 여왕벌의 생존율이 오르면서 벌 개체수가 늘어났을 가능성이 높다”며 “비가 많이 오지 않고 외부활동이 늘어난 것 역시 (벌 쏘임 사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벌 쏘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밝은색 계열의 옷을 입고, 머리 역시 밝은색의 모자로 보호해야 한다. 검은색과 갈색 계열의 옷을 입으면 벌이 오소리 등 천적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후속 공격을 피하기 위해 20m 이상 전력질주해 현장을 벗어나야 한다. 소방 관계자는 “(벌초 등을 위해) 풀숲에 들어가기 전 5~10분 정도 벌의 움직임이 있는지 관찰한 뒤 벌이 있다면 벌집을 제거한 뒤 작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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