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갱생원 등 4곳서 제2 형제복지원 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진실화해위, 진실 규명 결정
“수용자 시신 수백구 해부용 넘겨”

과거 내무부 훈령에 따라 운영된 부랑인 수용시설 4곳에서 수용자 시신 수백 구가 절차도 거치지 않고 해부 실습용으로 넘겨지거나, 10대 청소년을 납치해 20년 넘게 가둬두는 등의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이를 ‘제2의 형제복지원’ 사건으로 규정하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실화해위는 6일 열린 제86차 위원회에서 서울시립갱생원, 대구시립희망원, 충남 천성원, 경기 성혜원 등 4곳의 시설에서 벌어진 인권 침해 사건을 중대 사건으로 판단했다며 9일 이같이 밝혔다. 이 시설들은 부산 형제복지원과 동일한 정부 시책(내무부 훈령 제410호)을 근거로 운영됐으나 1987년 형제복지원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이 시설들은 운영을 계속했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이 시설들에서는 수용자를 방망이로 때리거나 입 주위만 뚫려 있는 두꺼운 ‘구속복’을 입히는 등의 가혹 행위가 자행됐다. 천성원 산하 ‘양지원’에선 수용자가 구타를 당한 뒤 5일 만에 숨졌다. 천성원 산하인 성지원은 수용자 시신들을 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모 의과대학에 실습용으로 건넸다. 한 피해자는 “15세 때 대구역에서 탑차에 실려 간 뒤 23년간 시설에서 살아야 했다”고 증언했다.

#서울시립갱생원#제2 형제복지원 사건#진실화해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