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배우 앙코르 무대 불쑥 나타나
지휘자에 “나를 존중해달라” 항의
일부 관객들 “환불” 요구하기도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59·사진)가 내한 공연 도중 앙코르곡을 부른 상대 배우와 지휘자에게 불만을 제기하며 공연을 지연시키는 이례적인 해프닝이 발생했다. 일부 관객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공연계 등에 따르면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날 공연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주역을 맡은 게오르기우는 상대역 카바라도시 역 테너 김재형이 노래하는 동안 갑자기 무대에 나타나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김재형이 3막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을 부른 뒤 계속되는 갈채 속에서 같은 곡을 다시 한번 부르자, 이 아리아 뒤에 등장해야 할 게오르기우가 갑자기 무대에 나와 손을 흔들고 시계를 가리키며 항의하기 시작한 것. 김재형의 노래가 끝나자 또렷이 객석에 들리는 목소리로 지휘자 지중배에게 “이건 공연이지 리사이틀이 아니다” “나를 존중해 달라”고 항의했다.
문제는 오페라가 막을 내린 뒤의 커튼콜로도 이어졌다. 게오르기우는 자신이 등장할 순서가 되어서도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무대 가장자리 부분에 잠깐 나타난 뒤 손을 저으며 돌아 나가버렸다. 공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감상을 망쳤다”는 불만이 잇따랐다.
오페라 공연에서 앙코르 요청을 받아 아리아를 다시 부르는 일은 드물지만 종종 일어난다. 게오르기우는 2016년에도 비슷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빈 국립오페라에서 열린 ‘토스카’ 공연에서 카바라도시 역의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이 앙코르를 요청받아 ‘별은 빛나건만’을 다시 부르자 무대에 나오지 않고 분장실로 돌아갔다.
세종문화회관은 9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게오르기우 측에 항의 표시와 함께 한국 관객에 대한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오르기우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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