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큐텐그룹 관계자로부터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대표가 ‘위시(북미 이커머스 업체) 인수 시 주식 지분 형태만으로는 어려우니 기술적으로 조정해야 된다’는 의견을 냈고 이것이 위시 인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마크 리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임원들로 수사망을 넓혀 조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큐텐의 임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큐텐이 북미와 유럽 기반의 온라인 쇼핑몰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 대금을 어떤 식으로 사용했는지, 인수 과정에서 불법적인 행태는 없었는지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마크 리 큐익스프레스 대표는 큐익스프레스 최고재무관리자(CFO)를 겸했던 인물로 큐텐 그룹 재무를 총괄하며 위시를 인수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른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고 구영배 대표가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현재는 신임 대표를 맡고 있다. 홍콩 국적으로 알려진 리 대표는 큐텐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메프 사태가 벌어지자 큐익스프레스 측은 이번 사태와 큐익스프레스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왔지만, 리 대표가 큐텐 그룹의 최종 재무책임자로 지목된 만큼 검찰은 리 대표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구영배 대표를 포함한 큐텐의 전현직 임원으로 수사망을 넓혀가면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마크 리 대표가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국제 공조를 통한 수사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티메프 사태가 발생하기 전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팀을 별도로 분리한 이유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티몬·위메프의 재무팀은 별도로 분리된 후 큐텐테크놀로지 안에서 ‘재무본부’ 이름을 달고 다시 통합되어 운영됐고, 해당 작업은 김효종 큐텐테크놀로지 대표가 윗선의 지시를 받고 주도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큐텐테크놀로지는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 및 법무 관련 업무를 총괄하며 각종 인수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각사 재무팀을 자회사인 큐텐테크놀로지로 이전 및 통합하면서 티몬과 위메프는 큐텐테크놀로지에 재무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주비용을 지급해야 했는데, 검찰은 이 과정에서 서비스 평가와 대금 지급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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