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목-구봉산… 이런 지명은 어떻게 지었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12일 03시 00분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이구영 씨
10년간 조사한 유래 모음집 출간

노루목, 구봉산, 공지천, 오대산, 율문리….

강원 춘천시민들에게는 매우 낯익은 지명이지만 왜 이런 이름이 붙게 됐는지 어원이나 유래에 대해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런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춘천 지명의 속살을 들추다’(사진)란 책이 최근 출간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저자는 춘천역사문화연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10여 년 동안 춘천의 지명 유래 규명에 매진해 온 이구영 씨(55). 그는 춘천 전역을 누비며 1000년 베일에 싸여 있던 춘천 지명의 비밀을 풀어내는 데 애를 썼다.

지명의 유래는 그 마을에 서식하는 나무나 동물, 마을의 형태 등에서 따온 사례가 많았다. 동면의 노루목은 ‘노루가 자주 다니는 길목’ 또는 ‘넓은 들에서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좁은 지역’이란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신북읍 율문리(栗文里)는 밤(栗)나무 마을에서 유래한 것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 때 율대리와 문정리가 합쳐져 탄생한 이름이라고 한다. 남산면 행촌리(杏村里)는 살구나무(杏) 마을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저자는 주양, 오근내, 우수주, 삭주, 봉산 등 춘천의 옛 지명부터 시작해 마을 이름, 산과 강, 고개, 바위와 굴 등에서 유래한 지명까지 기존설을 뒤집은 새로운 학설을 제시하고 있다. 봉의산은 어떻게 명명됐는지, 소양강과 모진강의 유래가 어디에 있는지 등 춘천의 지리와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기심을 느낄 만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또 춘천뿐만 아니라 인접한 홍천, 횡성, 화천 등으로 범위를 넓혀 이들 지역의 지명에 대한 유래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지명 유래는 향토사·지역사를 넘어 어떤 지명이 진정 어디서, 어떻게 유래한 것인가를 찾는 학문이어야 한다”며 “지명 유래담이나 전설이 아니라 지명에 실제로 어떤 유래가 담겨 있는지를 찾는 데 역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강원 춘천#춘천역사문화연구회#춘천 지명의 속살을 들추다#이구영#지명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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