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와 의대생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민과 환자를 조롱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정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11일 의료계와 정부에 따르면 의사와 의대생이 신원 인증을 받아야 가입할 수 있는 의료인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최근 ‘의료 공백으로 국민이 더 사망해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회원은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다. 더 죽어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이란 글을 남겼다. 다른 회원도 “추석 응급실 대란이 진짜 왔으면 좋겠는데 부역자들이 추석 당직 설까 겁난다”며 응급실에 남아 근무하는 의사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게시판에는 ‘매일 1000명씩 죽어 나갔으면 좋겠다’, ‘우리는 국민들이 죽으라고 눕는 것’ 등 선을 넘은 글들이 적지 않았다. 국민을 ‘개돼지’ 등으로 비하하기도 했다. 한 회원은 “의사에게 진료받지 못해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이 여럿 쌓여야 의사에게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고 썼다.
이 커뮤니티에는 올 3월에도 환자 곁을 지키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를 ‘참의사’라고 조롱하거나 실명을 공개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7월에는 병원별로 복귀한 전공의와 전임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일부 의사 또는 의대생들의 잘못된 인식과 행동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며 “선배·동료 의사들이 부적절한 행동을 바로잡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증거 자료를 확보해 이날 오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금까지 의료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은 사람은 총 45명으로 이 중 32명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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