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2일 첫 방송을 앞둔 tvN 드라마 ‘정년이’ 제작사가 과거 편성을 논의했던 MBC와 갈등을 빚고 있다. MBC 측은 ‘정년이’ 제작사가 tvN으로 갑자기 편성을 바꾸면서 손해를 입었다고 하고, 제작사 측은 MBC가 제작비 협상을 지연하는 등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12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0일 MBC가 스튜디오N 등을 상대로 제기한 가압류 신청을 전부 인용했다. MBC는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계약교섭의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근거로 제작사 재산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MBC와 ‘정년이’ 제작사들은 제작비를 두고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MBC는 ‘정년이’ 회당 제작비를 20억 원 이상으로 제안했다. 제작사들은 CJ ENM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의 회당 28억 원, 총 336억 원의 제안을 수락했고 ‘정년이’는 tvN으로 편성이 바뀌었다.
MBC 측은 드라마 제작을 위해 그동안의 장소 섭외, 자료 조사, 컴퓨터 그래픽(CG) 등을 준비했는데 편성 불발로 인해 자신들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지인 PD 등 제작진 일부가 MBC에서 퇴사하는 등 인력 유출 피해도 입었다고 했다.
이후 ‘정년이’ 제작사 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이하 ‘제작사들’)는 12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MBC의 입장을 반박했다.
제작사들은 “2022년 정지안 감독을 섭외하면서, 그해 11월 MBC 편성 및 드라마 제작비 등을 정식 제안했다”며 “‘정년이’ 제작난이도가 높은 작품이라서 제작비가 높을 수밖에 없었고 촬영날짜가 정해져 있다는 점을 미리 고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제안에 MBC는 6개월 동안 아무런 답을 안 주다가 촬영 개시 4개월 전인 2023년 5월 말이 돼서야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의 제작비를 제시했다”며 “이후에도 MBC는 주요 스태프들의 교체를 요구했고, 다른 플랫폼을 알아보겠다는 제작사들의 의견에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지안 감독을 제외하고 아무도 MBC에서 퇴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이번 법원 가압류 인용 판단에 대해 “확정적 판단이 아닌 단순 보전처분”이라며 “가압류 결정은 방송과 무관하며, 첫 방송 일정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며 “방송을 앞두고 MBC가 드라마를 악의적으로 흠집 내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은 작품이다.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문소리, 정은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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