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 50대, 광주 대학·종합병원 등 4곳 “치료 불가”
2시간 만에 100여㎞ 떨어진 전북 전주 정형외과서 수술
추석 연휴 둘째 날 손가락 접합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광주 소재 병원 4곳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고 2시간여 만에 전북 전주의 병원까지 이송됐다.
15일 광주소방본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1분께 광주 광산구 운남동 한 아파트단지에서 50대 남성 A씨가 ‘문틈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됐다’며 119상황실에 신고했다.
가장 가까운 광산소방 산하 119구급대는 동구 소재 수지 접합 수술 전문 정형외과 민간 병원, 전남대·조선대병원과 서구 소재 종합병원 등 지역 내 의료기관 4곳에 수술 여부를 문의했다.
수지 접합 수술로 이름 난 전문병원은 의료진 휴무 등을 이유로 수술이 어렵다고 답했다. 지역 대표 상급종합병원인 전남대병원은 성형외과 의료진이 손목 손상 환자 수술을 앞두고 있어 일정이 맞지 않았다.
다른 두 병원 모두 각기 이유로 ‘당장 수술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119구급대는 다른 지역 소재 의료기관까지 수소문했고, 100여㎞ 떨어진 전북 전주 소재 정형외과 전문병원이 수술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결국 A씨는 신고 접수 2시간 만인 오후 3시37분께에야 전주 지역 병원으로 옮겨졌다. 접합 수술 등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광주에는 손가락·발가락 절단 사고 시, 접합 수술 등이 가능한 의료진이나 전문 병원이 많지 않아, 절단 환자들이 가까운 전북·충남 또는 수도권 병원으로까지 이송되는 사례가 종종 있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사직이나 의정 갈등 여파로 벌어진 일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명절 연휴에는 진료과 별로 의료진 휴무로 응급 수술이 밀리는 경우가 있어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환자가 가장 빠르게 치료 받을 수 있는 병원이라면 타 지역 이송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모 병원 관계자는 “특히 절단 환자의 경우, 광주·전남권에서는 난이도가 높은 수지 접합 수술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많지 않다. 특히 관련 수술 경험이 풍부한 특정 병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수술이 몰릴 때 의료진 일정을 빼기 어렵다면 종종 인접 지역 내 정형외과 전문병원으로 장거리 이송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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