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혐의 등으로 두 차례 유죄 이력
사회복무요원 소집대기 중 출국 허가 신청
1심 “국외여행 불허, 기본권 침해 아니다”
“다른 병역의무자 사이 형평도 고려돼야”
병역 기피 혐의 등으로 두 차례 유죄 판결을 받은 적 있는 남성에 대한 병무청의 해외 출국 불허는 정당한 처분이라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고은설)는 지난 7월11일 A(31)씨가 서울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국외여행 허가신청 불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1월 현역병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아 이듬해 병역법 위반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그는 2020년 4월 재병역판정검사 통지서를 수령하고도 검사를 받지 않아 2021년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차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A씨는 1년 이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라는 이유로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사회복무요원 소집대기 중이던 지난해 10월 병무청 측에 어학연수를 이유로 국외여행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병무청 측이 이를 거부하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병무청 측의 국외여행 불허 처분으로 인해 유학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처분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보다 학문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의 침해다 더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병무청의 국외여행 불허 처분이 A씨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현역병 입영대상자인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았고, 재병역판정검사도 받지 않아 두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다”며 “병역법에 따른 국외여행 불허가 대상이고 불가피한 사유 대한 주장 및 입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병역법에 따라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병역의무의 부과와 이행 과정에서 병역의무자의 기본권이 중대하게 제한되는 점을 고려할 때, 병역자원의 확보 과정에서 병역의무자 사이의 형평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한 국외 거주·이전의 자유 내지 학문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다른 경우에 비해 상대적으로 폭넓게 인정된다”며 “처분으로 원고의 기본권이 사실상 제한되기는 하나, 국외여행 불허 처분이 헌법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원고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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