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나 설 명절이 되면 층간소음으로 인한 대형 참사가 벌어지곤 합니다. 특히 지방에서는 친지 혹은 친구들이 모여 술자리가 벌어지고, 밤늦게 큰 소리로 떠들다보면 이웃과 갈등이 벌어지기 쉽습니다. 평소 쌓여던 감정까지 폭발해 칼을 휘두르고 살인 사건까기 벌어진 경우가 있었습니다. 명절은 즐거운 때지만 이웃 생각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그마한 배려, 마음 씀씀이가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알고 있으면 가래로 막을 사고, 가래로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실제 있었던 사례입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고민이 있으시면 메일(kkh@donga.com)으로 주시면 전문가들과 상의해 해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사례:명절만 되면 가슴이 벌렁벌렁, ‘이해하자’고 마음 먹어도 잘 안돼
경기도 부천 신중동의 한 아파트 꼭대기 바로 아래층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명절 또는 공휴일이 정말 싫습니다.
지난 설 명절 때 겪은 층간 소음 때문입니다. 명절 연휴만 되면 벌써 심장이 벌렁벌렁 합니다. 본가가 제주도인데 명절 기간에 다녀올까는 생각이 있지만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부담이 돼서 명절 전에 조금 일찍 다녀옵니다. 그런데 앞으로 그냥 돈 들더라도 본가에 다녀와야 하나 싶고 참 답답합니다. 차라리 연휴 기간 내내 회사 당직을 서야겠다 싶어서 당직 지원을 신청했습니다.
지난 설 때도 설 때도 밤새 달그락 달그락, 쿵쿵대는 소리에 밤늦게 아파트 단지 산책로에 뛰쳐나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명절이니까 이해하자’ ‘명절이라 더 북적거리나 보다’라고 아무리 생각해봤지만 밤 12시가 넘은 시간까지 달그락달그락 쿵쿵걸리길래, 큰마음 먹고 인터폰을 했습니다.
위층은 “명절이라 가족들이 모여서 집 안이 붐빈다. 조용히 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얼큰하게 취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데, 내 말을 조금이라도 듣긴 들은 건가 싶을 정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명절인데 예민하게 왜이래~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번 추석 연휴때도 또 얼마나 달그락 거리면서 시끄럽게 굴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집 비우고 어딜 나가야 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왜 제집을 놔두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참 답답합니다.
층간소음 때문에 집에 들어가기 싫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각자 사정이 있으니 이해 해야지 싶었지만 왜 매번 저만 이해하고 있는지도 이젠 화가 납니다. 평소에라도 조용했으면 이렇게까지 화가 나지 않았을까 싶은데, 본인들은 탑층이라 층간소음이 없다고 다른집도 없는 줄 착각하고 저렇게 막 지내는건가 싶습니다.
명절에 가족이 모이고 하는 건 좋지만, 그렇지 못한 이웃도 있다는 걸 좀 알고 공공예절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적어도 늦은 시간까지 집 안에서 쿵쿵대거나 달그락 거리지 않게 행동했으면 좋겠습니다.
차상곤(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의 ‘실전 팁’
명절 기간에는 친지들의 방문으로 층간소음이 평상시보다 더 심해지는 반면에 관리사무소의 근무 인력은 최소화됩니다. 이로 인해 층간소음 당자들이 직접 대면하게 되고 상호 의견충돌이 발생하면 사건 사고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절 기간내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의 근무자에게 아파트를 방문하는 사람에 한해 반드시 층간소음 주의사항을 전달하도록 하시고, 지속적인 층간소음 주의 방송을 하도록 요청하셔야 합니다.
위층의 경우는 명절기간내 친지들의 대략적인 방문날짜와 시간대를 메모지에 적어 직접 아래층 현관문에 부착하거나 관리소(또는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전달해야 합니다. 예를들면, “저희 집에 0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손님들이 오십니다. 층간소음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등의 간단한 내용의 문구를 전달하시면 됩니다. 간단한 성의가 상대방의 분노를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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