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배는 추석 때 많이 찾는 가을이 제철인 과일이다. 추석 연휴가 지난 후 늘어난 사과나 배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소화 불량, 혈당 상승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달 소비자 3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석 성수품·선물 세트 구매 의향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2%가 추석 선물 세트로 사과를 사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소고기(16.2%), 과일 혼합 세트(12.8%) 순이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2023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 사과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로 꼽혔고, 배가 뒤따랐다.
한의적으로 사과와 배는 약처럼 사용하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에는 배즙을 복용하면 기침과 천식을 다스리고 열로 인한 목과 코의 통증 해소에 좋다고 기재돼 있다. 사과는 갈증을 멎게 하고 급성 위장병(곽란)으로 인한 복통에 효과적이라고 기술돼 있다.
사과에 포함된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면역력 강화와 에너지 생산에도 도움을 준다. 배는 체내 수분 보충에 좋으며, 풍부한 식이섬유로 소화기 건강을 증진시키고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사과와 배는 껍질에도 많은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 사과 껍질에는 폴리페놀류 물질이 함유돼 체내 염증을 줄이고, 세포 손상을 방지한다. 배 껍질에는 호흡기 질환 예방에 좋은 루테올린 성분이 포함돼 있다.
사과와 배는 고기류와 곁들여 섭취해도 좋은 영양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돼지고기에 사과를 함께하면 사과에 들어있는 식이섬유와 칼륨이 돼지고기의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배의 경우 한의학적으로 찬 성질이 강한 과일류로 분류되는데, 따듯한 성질의 소고기와 만나게 되면 유익한 성분들이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돕는다. 고기 양념장에 사과나 배를 사용하면 고기 속 단백질 성분을 연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
다만 과도한 섭취는 지양해야 한다. 당분 함량이 높아 당뇨병 환자나 혈당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만약 선물받은 물량이 많아 즙을 내 주스 등으로 과다 섭취할 경우 과당 흡수가 빨라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혈액에 많은 양의 포도당을 쏟아지게 만들어 당뇨의 위험도를 높여서다.
사과는 산과 당분을 모두 함유하고 있어 충치를 키울 수 있다. 실제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치과 연구소는 탄산음료나 술보다 사과가 치아 손상 위험을 3.7배 높인다고 밝혔다.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장은 “사과와 배는 심혈관 건강과 체내 수분 보충, 소화 촉진에도 좋아 명절 선물로는 안성맞춤“이라면서 “그러나 과도한 섭취는 소화 불량과 혈당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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