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대표와 피의자로 첫 조사
“큐텐이 법인통장-인감 관리” 주장
정점 지목 구영배 대표 조사 임박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19일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올 7월 29일 전담수사팀을 꾸린 뒤 최고위 경영진을 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검찰은 조만간 이번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1부장)은 19일 오전 류광진 대표와 류화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두 사람은 티메프 입점 업체들에 정산해야 할 판매 대금을 미국 이커머스 업체 ‘위시’ 등 다른 플랫폼 기업을 인수하는 데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와 입점 업체들에 판매 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상품권 할인 판매 등을 통해 ‘돌려막기’ 식으로 대금을 지급하며 계약을 유지한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횡령액은 약 500억 원, 사기 규모는 1조4000억 원대에 이른다. 검찰은 두 대표에게 큐텐그룹이 위시를 인수하는 과정과 그룹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구 대표의 관여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티메프 대표들에 대한 조사까지 진행한 만큼 큐텐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구 회장 조사 또한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류광진 류화현 두 대표는 그간 “구 대표가 큐텐테크를 통해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와 인사, 회계, 법무까지 모두 직접 관리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류광진 대표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저희(티몬)는 정산 지연에 어떤 징후가 없었다”며 “(구영배 대표가 지휘하는) 본사 차원의 지원이 없었던 것이 저희가 뱅크런을 막지 못한 사태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구 대표가 회사 임원들에게 재무 관련 업무를 세밀하게 지시한 이메일 등을 확보한 상태다. 또 티몬 및 위메프 관계자 조사 과정에서 큐텐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큐텐테크놀로지가 티메프의 법인 도장을 관리하며 계약을 자체 체결했다는 진술 역시 확보했다. 실제 이날 류광진 대표는 기자들에게 “저는 (큐텐과 티몬 용역 계약 과정에서) 법인 통장, 인감,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카드를 다 본 적이 없다. 제가 갖고 있지 않은 법인 도장이 찍혔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