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폐원한 경남 김해시 부경동물원에서 외국인 사육사가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주인 지난 11일 낮 12시 45분경 부경동물원 사자 사육장 바닥에서 러시아 국적의 사육사 A 씨(67)가 숨진 채 발견됐다.
폐업한 동물원 놀이기구를 중고로 구매하기 위해 동물원을 찾은 이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물원은 동물학대와 부실운영 논란 끝에 지난해 8월 폐원했다. 동물도 없었고 상주하는 근로자도 없었다. 일명 ‘갈비뼈 사자‘라고 불린 ‘바람이’가 살다가 떠난 곳이기도 하다.
A 씨는 동물원이 폐원한 후 이곳에서 혼자 생활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자 사육장에서는 A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와 냄비 등 생활집기가 발견됐다.
경찰은 A 씨가 숨진 지 한 달 가량이 지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타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뚜렷한 사인은 나오지 않았다. 1차 부검에서 호흡기 질환 흔적이 보였지만 사망과의 인과관계는 불확실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경찰은 독극물이나 마약 투약 등을 확인하기 위한 약물 감정을 국과수에 의뢰했다.
약물 검사에서도 특이 사항이 없으면 일반 변사 처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러시아 대사관 측에 A 씨의 사망을 통보하고 러시아에 있는 유족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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