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물폭탄’ 맞은 전남…‘실종·정전·대피’ 피해 눈덩이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9월 22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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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부터 누적강수 최고 400㎜…21일 극한호우
수로 빠진 90대 실종…523가구·666명 일시 대피
주택 147채 반파·침수…시설 피해액 7억대 추산
수확 앞둔 논 1030.3㏊ 피해…복구 작업 본격화

22일 오전 전남 해남군 문내면 충무마을 한 침수 피해 주택에서 주민이 흙탕물을 빼내고 있다. 해남에는 지난 21일 오후 시간당 최대 101㎜ 폭우가 내려 문내면 등 마을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2024.09.22. 뉴시스
22일 오전 전남 해남군 문내면 충무마을 한 침수 피해 주택에서 주민이 흙탕물을 빼내고 있다. 해남에는 지난 21일 오후 시간당 최대 101㎜ 폭우가 내려 문내면 등 마을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2024.09.22. 뉴시스

1시간 사이 100㎜가 넘는 극한 호우 등 연일 물폭탄이 쏟아진 전남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수로에 빠져 급류에 휘말린 90대 1명이 실종됐고 산사태·침수 우려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일시 대피했다. 농경지 침수·쓰러짐 등 피해도 꾸준히 늘고 있다.

22일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 낮 12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여수산단 401.5㎜를 최고로 순천 378.3㎜, 장흥 367.7㎜, 강진 359.4㎜, 진도 318.1㎜, 해남 261.6㎜, 고흥 247㎜, 광양 242.6㎜, 완도 230.9㎜ 등을 기록했다.

21일 오후에만 전남 서남해안과 동부권에 차례로 막대한 비가 쏟아지며 강수량이 삽시간 크게 늘었다.

진도에는 21일 오후 3시53분부터 1시간 사이에 112.2㎜의 물폭탄이 퍼부었다. 같은 날 다른 지역의 시간 당 최고 강수량도 강진 96.5㎜, 장흥 80.9㎜, 보성 79.3㎜, 고흥 74.8㎜, 완도 64.8㎜ 등을 기록했다.

특히 전날 완도와 장흥은 각기 43년만, 20년만에 9월 중 시간 당 최고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전날 오전 한때 광주·전남 전역에 발령됐던 호우주의보는 짧은 시간동안 강수량이 크게 늘어난 남해안 곳곳에 경보로 확대 발령됐다가 현재는 모두 해제된 상태다.

기록적 폭우에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전날 오후 5시30분께 전남 장흥군 장흥읍 한 저수지 주변에서 A(90)씨가 자택 앞 수로에 빠진 뒤 실종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저수지를 중심으로 펌프차·무인비행체(드론) 등 각종 장비와 인력 220명을 투입,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비바람에 목포·순천에서는 주택 2채가 반파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도내 주택 145채가 침수되기도 했다. 주택 침수 피해는 해남에서만 56채 발생했다. 이어 진도 44채, 고흥 22채, 완도 15채, 화순 7채 순이었다.

진도군 읍내 조금시장에 입점한 상가 34곳도 빗물에 잠겼다.

산사태·범람·침수 등 피해가 우려되거나 전남 15개 시군·523가구·주민 666명은 일시 대피했다. 밤사이 비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면서 대부분 귀가했다.

강진 옴천면·군동면 지방도 2곳에는 토사가 흘러내렸다. 현재까지 일부 구간의 통행이 일시 통제되고 있으며 긴급 복구 중이다.

해남에서는 화원면 척북1제(6m), 산이면 외송제(10m) 제방이 불어난 물에 유실됐다. 장흥군 연산면 한 야산에서는 전날 오후 산사태가 발생했으나 주민들이 미리 대피해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광양시 옥룡면 죽천리 일대에서는 연일 내린 비로 지반이 약해져 쓰러진 나무로 전봇대가 파손돼 주변 마을 900여 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이 4시간여 동안 중단됐다.

폭우가 쏟아진 전날 오후에는 탐진강·영산강 수위가 급격하게 올라 홍수경보·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범람·월류 위기는 넘기면서 관련 특보가 해제됐다.

완도군 신지면에서는 낙뢰로 변압기가 파손돼 교체 작업이 이뤄졌다.

여수 여객선터미널 천장 시설 일부가 부서져 복구 중이다. 고흥군 여객터미널 실내에도 물이 들어차 피해가 났다.

20일 오전 구례군 구례읍 한 폐차장에서는 폐유가 유출, 긴급 방제 작업이 펼쳐졌다. 같은 날 구례읍 한 빌라 지하주차장이 침수됐으나 차량 바퀴가 절반쯤 잠긴 수준에 그쳐 큰 재산상 피해는 없었다.

수확을 앞둔 농경지 피해도 컸다.

보성 716㏊, 해남 95㏊, 영암 80㏊, 나주 78.3㏊, 순천 30㏊ 등 논 1030.3㏊이 벼 쓰러짐 피해가 났다.

완도에서는 2㏊ 면적의 배추 모종이 유실되고 순천에서는 열무·갓이 0.1㏊ 침수됐다. 장흥 용두농협에서는 보유 물량의 50%에 해당하는 양곡 400t이 침수됐다.

전남소방본부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 19일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피해 신고는 총 1095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차량·주택 침수에 따른 고립으로 인명 구조 건 수는 23건으로 주민 47명을 무사 구조했다. 인명 대피 지원도 7건, 6명이다.

이 밖에 도로 장애 303건, 주택 침수 451건, 토사 낙석 38건, 간판 낙하 방지 조치 등 3건, 기타 216건 등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54곳에서 배수 작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번 비로 인한 재산 피해 규모는 총 7억1000만원 가량으로 잠정 파악됐다. 사유시설의 경우 주택·상가 등 피해만 5억57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물 피해는 1억4900만원으로 추산된다.

전남도와 각 시·군은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복구 작업에 본격 나섰다.

[무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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