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0개 의대에서 2학기 등록금을 낸 학생이 3.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의대 9곳의 경우 재학생이 한 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의대 안팎에선 “조만간 집단 유급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학기 전국 의대생 등록 현황’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으로 전국 의대 40곳에선 재적인원 총 1만9374명 중 653명(3.4%)만 2학기 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국립대 의대 10곳은 재학생 5919명 중 191명이 등록해 평균 등록률이 3.2%에 불과했다. 사립대 30곳도 1만3455명 중 462명이 등록해 평균 등록률이 3.4%에 불과했다. 국립대 2곳과 사립대 7곳에선 재학생 중 등록금을 낸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등록률은 학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사립대 1곳은 355명 중 71명(20%)이 등록금을 냈고, 국립대 1곳은 740명 중 87명(11.8%)이 등록했다. 다만 이 두 곳을 제외한 의대 38곳은 모두 등록률이 10% 미만이었다.
교육부는 올 7월 ‘의대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의대생들이 복귀만 하면 유급되지 않고 진급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7월 22일 기준으로 1학기 출석율은 2.7%에 불과했다. 여기에 2학기에는 의대생 대다수가 아예 등록 자체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이제 돌아오라는 상담도 무의미한 상황”이라며 “재학생 중 일부는 다른 대학에 수시모집 원서를 낸 것으로 알고 있고 올 11월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도 많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여전히 ‘유급 불허’ 방침을 유지하고 있지만 교육계에선 조만간 유급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위기다. 등록도 안 하고 수업도 안 듣는 학생을 진급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9월이 (의대생 복귀) 골든타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진 의원은 “교육부가 마련한 가이드라인과 대학의 학사 운영 의지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는 모습”이라며 “의대생들이 대규모 유급을 넘어 제적 상황까지 처할 수 있게 된 만큼 교육 당국도 복귀를 독려하기만 하는 대신 현실적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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