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객 7명이 숨진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 사고가 객실 내 에어컨 본체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이 부식돼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가 나왔다.
23일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호텔 화재 수사본부에 따르면 국과수는 부천 호텔 화재의 발화 지점인 에어컨 본체 등에 대한 정밀 감정 결과를 최근 경찰에 전달했다.
국과수는 불길이 시작된 호텔 7층 810호 객실의 벽걸이형 에어컨 본체(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하는 전선에서 ‘아산화동(亞酸化銅) 증식에 의한 발열 현상’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아산화동 증식에 의한 발열이란 전선과 단자 사이의 접촉 불량으로 전선이 부식돼 구리의 산화·발열이 일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경우 과전류로 인해 접촉 불량 부분이 황갈색으로 변하고, 스파크가 발생해 짧은 시간 동안 급격하게 불길이 확산될 수 있다.
이에 경찰은 에어컨 본체와 실외기 연결 전선이 부실해 내부에 습기가 차며 부식을 일으키거나 전선이 노후해 화재로 이어졌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8월 22일 부천의 한 호텔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7명이 숨지고 중상자 3명을 포함해 11명 이상이 다쳤다. 당시 호텔에는 총 23명이 투숙 중이었으며, 불길이 처음 발생한 방에는 투숙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직후 현장에는 소방차 46대, 소방대원 153명이 투입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호텔은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로 객실은 총 64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