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태풍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계절은 여름(6~8월)이지만, 피해는 가을(9~11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넥스트가 행정안전부 재해연보를 통해 피해복구액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1951년 태풍 관측이 시작된 이래 지난해까지 한반도에는 총 236개의 태풍이 들이닥쳤다. 이 중 178개(75.4%)가 여름에 발생했고, 가을은 55개에 그쳤다.
재산피해는 가을이 컸다. 최근 10년간 발생한 태풍 피해복구액 4조 6363억 원이었으며 그 중 95%(4조 3887억 원)가 가을태풍으로 인한 것이다.
또 20년 내 피해복구액 순위 상위 1~4위가 모두 가을태풍 때문이다. 가장 강했던 태풍 매미는 2003년 9월 12일 한반도를 강타해 10조 6000억 원이 넘는 피해를 남겼다.
가을태풍의 피해복구액이 월등히 큰 이유는 가을태풍이 주로 공공시설에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가을태풍 누적피해액의 80%가 공공시설에서 발생했고, 여름태풍 공공시설 피해액보다 600억 원 더 컸다. 공공시설은 한 번 피해를 입으면 반드시 복구해야 한다. 이로 인해 가을태풍의 누적복구액은 여름태풍보다 2.4배 많았다.
가을태풍의 위력은 기후변화와 맞물려 더 커질 수 있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가을태풍의 빈도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중도 과거 20%에서 최근 33%까지 증가했다.
태풍은 보통 북태평양 고기압의 경계를 따라 움직이는데 기후변화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나지 않고 있어 태풍 경로가 국내로 향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올해 가을태풍은 제11호 야기부터 제15호 솔릭까지 5개 태풍이 발생했으며 이 중 제13호 버빙카와 제14호 풀라산 2개가 한반도에 직간접 영향을 끼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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