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호통에 울먹인 이임생 “사퇴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4일 22시 21분


코멘트
사퇴를 선언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 국회 방송 갈무리
사퇴를 선언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 국회 방송 갈무리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24일 국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이사는 국가대표 감독 선임의 전권을 위임받아 홍명보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약 4개월 만에 직까지 내건 것이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축협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홍 감독의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강도 높게 질책했다. 이 자리에는 정몽규 축협 회장과 홍 감독, 이 이사, 박주호 전 축협 전력강화위원 등이 출석했다.

앞서 이 이사는 지난 7월 홍 감독 내정 브리핑 당시 “내가 홍 감독을 설득했다. 전력강화위원들에게 최종 결정권에 대한 동의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자료에서 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원 A 씨에게 “최종 결정하겠다고 전화드리고 동의받은 부분만 컨펌해주면 된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 드러났다. 이에 A 씨는 “저는 제외하고 진행해달라”고 했다. 홍 감독 선임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이사는 그에게 “(제외해달라는) 이유는?”이라고 묻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이 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을 회유한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이 이사는 “의원님 죄송하다. 이건 제 명예가 달린 문제”라며 답변 시간을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민 의원은 “이 문제는 축구협회 행정 역량이 엉망이라는 것”이라며 “무슨 일을 하려면 규정과 절차를 밟아서 만들면 되는 거 아니냐. 그정도도 안 되는 것인가. 아니면 축협 자체가 원래 기본도 갖춰지지 않은 엉터리 조직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정 회장 문제가 아닌 임원들이 일을 추스리지 못하는 것”이라며 “일제히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이사는 발언권을 얻어낸 뒤 “제가 사퇴하겠다”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는 “내 명예가 달린 일이라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제가 결정하게끔 부탁을 받아서 (전력강화위원들에게) 동의를 받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퇴하겠지만 제가 동의를 안 받았다는 것은 동의를 못하겠다”고도 했다. 민 의원의 질책이 이어지자 이 이사는 “죄송하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는 위원님 말씀처럼 사임하겠다”고 재차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이사는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나’라는 전재수 위원장의 질문에 “대표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잔디 상태가 정말 뛰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위원님들이 한국 축구를 위해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잔디에서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