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한달새 73%↑, 무 값도 뛰어… 김장용 배추 재배면적 4% 줄어들듯
농식품부 “당분간 공급 부족 불가피”
정부 “중국산 배추 16t 긴급 수입”… 외식업 등 도매시장에 공급하기로
지난달 기록적인 불볕더위 여파로 배추 가격이 한 달 전보다 70% 넘게 뛰었다. 김장에 쓰는 가을배추 재배 면적은 평년보다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벌써부터 김장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27일부터 중국산 배추 16t을 수입하기로 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배추 생산자 물가는 7월보다 73.0% 상승했다. 부추(172.9%), 시금치(124.4%) 등도 큰 폭으로 뛰면서 전체 농산물 생산자 물가는 한 달 전보다 7.0% 올랐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8월 채소류 가격 상승은 폭염과 추석을 앞두고 늘어난 수요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축산물도 소고기 가격이 11.1%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4.2%가량 올랐다. 농산물, 축산물 등이 포함되는 농림수산품 생산자 물가는 6월까지 안정세를 보였지만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등 이상 기온으로 인해 7월부턴 오름세로 돌아섰다. 채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신선식품 가격이 9.7% 올랐고 식료품 가격도 2.5% 상승했다. 생산자 물가는 약 한 달 후 소비자 물가에 반영돼 서민들의 밥상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가을배추 재배 면적도 줄어 배추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가을배추 재배 면적이 1만2870㏊로 평년보다 4%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1년 전과 비교해도 2% 줄어든 규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분간 공급 부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가격 안정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우선 27일부터 중국산 배추 16t을 수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수입하는 건 역대 5번째다. 수입 물량은 일반 가정이 아니라 외식 업체와 식자재 업체, 수출 김치 업체 등에 풀린다. 중국 산지 상황을 반영해 수입 물량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 일부 지역도 배추 작황이 좋지 않아 대량 수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배추에 대해서는 한시적으로 할당관세(0%)를 적용하고 있다. 또 농식품부는 유통업체에 장려금을 지원해 조기 출하를 유도하고 체감물가를 낮추기 위해 다음 달 2일까지 대형마트 등에서 최대 40%까지 할인을 지원하기로 했다.
배추뿐만 아니라 무 가격도 평년보다 비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무 한 개 소매가격은 4032원으로 평년보다 46.89% 올랐다.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해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다 배추 대신 무를 찾는 수요까지 늘어 가격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농식품부는 무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농협의 출하 약정 물량 500t을 이달 말까지 도매 시장에 공급하도록 했다.
다만 크게 뛰었던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홍로 품종 사과가 출하되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신고 품종 배 가격 역시 평년보다 낮게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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