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이 20주년을 맞았다. 복원사업은 한반도 생물다양성 보전 등을 위해 2004년 러시아에서 도입한 반달가슴곰 6마리(암수 3쌍)를 지리산에 방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80여 마리가 지리산과 덕유산 일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25일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서울 중구 센트럴플레이스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20주년을 기념하는 정책간담회를 26일 연다고 밝혔다. 반달가슴곰의 개체 수가 존속을 위한 최소 목표였던 50마리를 넘어서면서 인간과의 공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복원사업을 시작할 때 반달가슴곰은 국내에서 멸종한 상태는 아니었다. 1996년 환경부 조사에서 서식 흔적이 발견됐고 2000년엔 야생 반달가슴곰이 영상에 찍히기도 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번식이 불가능할 정도로 개체 수가 줄어 있었다. 복원사업은 2001~2004년 시범사업을 거쳐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80여 마리가 야생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식지도 복원사업을 시작한 지리산을 넘어 덕유산 일대까지 확장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리산 내 반달가슴곰의 적정 개체수를 56~78마리 정도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이제는 너무 많은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몇 가지 규칙만 지키면 반달가슴곰과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환경부에 따르면 반달가슴곰이 등산로 반경 20m까지 접근해 머문 비율은 0.8%에 불과하다. 오히려 500m 이상 떨어져 활동한 경우가 89%나 됐다.
전문가들은 반달가슴곰을 발견하면 시선을 피하거나 등을 돌리지 말고 자리를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갑자기 맞닥뜨려 반달가슴곰과의 충돌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나뭇가지 등으로 저항하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머리와 배를 보호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번 간담회에는 국립공원공단이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성과, 인간과의 공존을 위한 안전관리 강화 방안, 유전적 다양성을 고려한 서식지 관리 방향 등을 주제로 발표한 후 관련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눈다. 강원대 박영철 교수, 이화여대 장이권 교수, 충북대 정동혁 교수, 한국수달연구센터 한성용 센터장, 생태지평연구소 명호 소장, 박준수 사진작가 등이 참석한다.
김태오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20년간 진행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은 50마리 이상의 개체수 확보라는 외형적인 성공을 거두었지만 앞으로는 안정적인 서식지 확대 및 인간과의 공존 등이 숙제로 남았다”라며 “우리 곁에서 반달가슴곰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