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임신· 육아기 근로자가 재택근무,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를 신청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공립 직장어린이집을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위원장 윤석열 대통령, 부위원장 주형환)는 25일 정부 부처 합동으로 제4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저출산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주재로 마련된 이날 회의는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에 대한 성과를 공유하고,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회의는 지난해 3월과 올해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우선 정부는 긴 출퇴근 시간에서 오는 부담을 줄이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게 유연근무를 더 많이,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노사 자율 협약에 따라 회사 상황에 맞게 임신·육아기 근로자에 대해 유연근무를 허용해왔다. 정부는 경사노위 논의를 거쳐 임신·육아기 근로자의 경우 신청만 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받아들이도록 하는 방향으로 유연근무 제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또 앞으로 단축 근무나 반차 등으로 4시간 근무했을 경우 근로자가 원하면 휴게시간 30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퇴근이 가능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그동안에는 4시간 근무 시 의무적으로 30분의 휴게시간을 가져야 해 근무를 마친 후에도 30분 더 기다렸다 퇴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이를 개선하는 차원이다.
아울러 국·공립 직장어린이집의 정원 충족률에 여유가 있는 경우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우선 정부청사에서 운영 중인 국립 직장어린이집 18개소부터 이르면 10월 중 운영규정을 개정해 개방할 계획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올 7월 태어난 아기 수는 1년 전보다 7.9% 늘었다. 같은 달 기준 2007년 이후 최고 증가율이다. 출산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결혼 건수도 1년 전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며 “최근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에서 출산율 반등의 희망이 보이고 있다”며 “어렵게 출산율 반등의 불씨를 살린 만큼 이제 민관이 더욱 힘을 모아 확실한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산과 육아가 행복한 경험이 되어야만 지금의 인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며 “청년들이 열심히 일하며 행복하게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일터의 환경과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의 가족친화 경영을 독려하기 위해 “정책자금 지원, 입찰사업 우대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특히 “일, 가정 양립에 앞장서고 있는 우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을 검토하고, 국세 세무조사 유예와 같은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여성가족부 가족친화인증 기업이나 고용노동부 일·생활균형 우수기업 등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국세청의 정기 세무조사를 유예하기로 했다.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를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도 지자체들과 협의 중이다. 중소기업에서 호소하는 육아휴직에 따른 대체인력 확보 문제는 협회 등을 통해 대체인력 풀을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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