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에 명품 선물하던 16살 박도영…정체 알고보니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9월 26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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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과 토스가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근절 캠페인’을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 박도영 군(16)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고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선물한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경찰청과 토스가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근절 캠페인’을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 박도영 군(16)이 고급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먹고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선물한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16세 고등학생 박도영 군의 인스타그램이 화제다. 박 군은 친구와 30만 원짜리 식사를 즐기고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선물하는 등 럭셔리한 일상을 자랑했다. 그러다 어느 날 명품 신발을 처분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는 근황을 알렸다. 그는 돈 갚으라고 독촉하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돈 잘 갚고 있다”고 적기도 했다. 이후 검은색 사진과 함께 “이제 다 그만두고 싶다”고 올렸다.

사실 박 군은 경찰청과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가 ‘청소년 사이버도박 예방·근절 캠페인’을 위해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실제 사이버도박 피해를 본 청소년들의 협조를 받아 이들의 얼굴을 인공지능(AI) 기술로 합성해 박도영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었다.

이후 박도영의 인스타그램을 개설해 사이버도박으로 점차 일상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현실성을 더했다. 처음엔 친구들과 축구하고 바다로 여행을 가는 등 평범한 고등학생의 일상을 게시했다. 여자친구와도 영화 보기, 초콜릿 선물, 네 컷 사진 찍기 등의 데이트를 했다.

박 군이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선물한 모습(왼쪽)·교실에서 휴대전화에 열중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박 군이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선물한 모습(왼쪽)·교실에서 휴대전화에 열중하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다 어느 날부터 친구들에게 고급 레스토랑 음식을 사주고 여자친구에게도 명품 브랜드 의류를 선물하는 등 재력을 과시했다. 교실에서 자주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급 1만 원짜리 택배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게시물, 명품 신발 4개를 각각 40만 원에 급히 처분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돈 빌리고 잠수 탄 박도영’ 등의 메시지가 쏟아진 휴대전화 화면도 캡처해 올리며 “저 돈 잘 갚고 있다, 연락 그만해 달라”고 하기도 했다.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게시했다.

박 군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신발을 처분한다는 글. 인스타그램 캡처
박 군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신발을 처분한다는 글. 인스타그램 캡처
경찰청과 토스는 “겉으로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사이버도박에 빠져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되는 주인공(박도영)을 통해 학부모와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관심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박 군이 돈 갚으라고 독촉하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올린 글. 인스타그램 캡처
박 군이 돈 갚으라고 독촉하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올린 글. 인스타그램 캡처
청소년들이 비대면 계좌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중 약 40%가 도박을 경험했다.

경찰청은 토스와 함께 도박 의심 계좌를 알려주는 서비스와 신고 방법도 안내할 계획이다. 토스는 불법 도박 활용 의심 계좌로 송금할 때 경고 알림 문구를 띄우는 기능, 연결된 가족에게 ‘위험’으로 의심되는 거래·송금을 할 때 사고 유형과 발생 일자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서 활용되는 토스뱅크 계좌가 있다면 이를 웹으로 신고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청소년 사이버도박#경찰청#토스#박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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