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맹장염에 걸린 10대 중학생이 병원에서 수술을 거절당해 2시간이나 헤매다 간신히 수술을 받았다.
온종합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 30분경 중학교 3학년인 A 군은 부산 사하구 하단동의 거주지에서 심한 복통을 호소해 집 근처 의원을 방문했다.
A 군은 맹장염이 의심된다는 진단과 함께 상급병원을 가보라는 안내를 받았다.
A 군의 가족은 119 응급센터에 곧바로 전화를 걸어 문의했고 센터는 부산 해운대구의 한 대학병원과 수영구의 한 종합병원을 안내했다.
A 군과 보호자는 오후 8시40분경 해운대구 병원에 도착했지만 “간이식 수술 외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어 수영구의 병원도 “청소년은 수술이 불가능하다”며 거절했다.
결국 A 군의 보호자는 지인들에게 수소문한 끝에 같은 날 오후 9시 37분경 부산 부산진구 온종합병원에 도착했다. 다행히 A 군은 다음날 복강경을 통한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현재 A 군은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 군의 보호자는 “첫 진료에서부터 입원하기까지 2시간여 동안 헤매며 충수염이 복막염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김동헌 온종합병원장은 “병원마다 의료진들이 피로가 쌓여 번아웃 직전의 상황”이라며 “의정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앞으로 간단한 맹장 수술로 목숨을 잃는 최악의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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