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내 시립병원 3곳, 근무 전공의는 정원의 6% 뿐…병상 가동률도 절반 이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6일 15시 58분


서울 내 시립병원 3곳, 전공의 총 17명
PA간호사 훈련-인센티브 등 방안 강구

전공의 사태로 인한 응급실 의료 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8일 서울 시내 한 응급의료센터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09.08. [서울=뉴시스]
전공의 사태로 인한 응급실 의료 공백이 지속되고 있는 8일 서울 시내 한 응급의료센터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09.08. [서울=뉴시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병원을 떠난 지 7개월이 지난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립병원들도 전공의 정원의 94%가 비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료 시간을 늘리는 등의 노력에도 공공의료 진료 공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이상욱 국힘의힘 소속 서울시의원이 서울시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내 시립병원 8곳 중 전공의를 배치한 곳은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은평병원 등 3곳이다. 현재 이 3곳 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는 총 1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정원(278명)의 중 94%(261명)가 비어있다.

서울아산병원 등 ‘빅5’ 병원과 전공의 비율이 비슷했던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은 의사 집단행동 이전인 올 1월 말 의사 중 전공의 비율이 각각 34%와 35%였지만, 현재는 각각 7%와 2%로 떨어졌다.

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현황(단위 명)

시기
서울의료원
보라매병원
의료 파업 이전(1월)
83(34%)
137(35%)
현재(8월 말)
12(7%)
5(2%)
괄호(%)는 해당 병원 의료진 중 비율.
치과·한의사 제외한 현원 기준.
자료: 서울시, 국민의힘 이상욱 서울시의원


서울시는 2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립병원에 의료인력 긴급 채용을 지원하고 8개 시립병원의 진료 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했지만 진료 공백을 모두 메우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공의 비율이 높았던 시립병원에서는 전공의 파업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라며 “병상가동률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2월 전공의 집단행동 이전 71%였던 서울의료원의 병상가동률은 6월 말 47%로 떨어졌고, 지난달 말 44%까지 또 떨어졌다. 보라매병원 역시 집단행동 이전 69%였던 가동률이 6월 말 53%로, 지난달에는 48%로 떨어졌다.

서울 시내에서 ‘응급실 뺑뺑이’ 사례도 늘고 있다.

이 의원실이 서울소방재난본부로부터 받은 ‘올해 1~8월 서울시 119 응급실 거부 현황’에 따르면 소방이 한 차례 환자 이송을 거부당해 다른 병원으로 재이송할 수밖에 없었던 503건 중 ‘전문의 부재’ 탓이 230건(46%)으로 절반에 달했다.

두 번째 병원에서도 거부당해 세 번째 병원으로 2차 재이송한 경우(총 22건)에는 절반(11건)이 전문의 부재 탓이었다.

서울시는 진료지원(PA) 간호사 훈련, 입원환자 관리 전담인력 채용 등을 통해 의료 공백을 최대한 메우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겨울에는 심뇌혈관 질환과 노인 낙상, 계절성 호흡기 질환까지 중증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라며 “시립병원에도 전체 간호사의 10% 정도는 PA 간호사가 있어 이들을 훈련시키고 의사 채용에도 인센티브를 지급해 최대한 의료인력을 수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며 시민들의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시립병원마저 점차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라며 “의료개혁은 필수의료 전문의 부족 현상과 10년 후 1만 명의 의사가 부족하게 될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하므로 정부의 개혁이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단독#서울시립병원#전공의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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