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 심장은 쿵쾅쿵쾅…‘이 증상’ 심부전 위험신호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9월 28일 11시 15분


일교차 커지면 심혈관질환 위험 커져
호흡곤란·다리부종 등 심부전 의심을
약물치료·염분조절·꾸준한 운동 도움

매년 9월29일은 ‘세계 심장의 날’이다.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심부전·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호흡곤란, 다리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몸이 보내오는 심부전 위험신호 일 수 있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올라가게 되고 심장박동이 빨라져 급성 심근경색·심부전 같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심혈관 질환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 원인 2위다.

심장 근육이 손상되거나 노화로 약해지면 혈액을 공급하는 펌프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되는 ‘심부전’이 초래된다. 국내 인구의 약 2.6%가 심부전을 앓고 있다. 심부전은 전체 환자 10명 중 1명이 진단 후 1년 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이해영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특히 70대 이상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해 80세 이상에서 5명 중 약 1명이 심부전 환자”라면서 “심부전이 있으면 신체 조직으로 산소와 영양소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 심부전은 1주일 이내 갑자기 발생하고 만성 심부전은 심장 기능이 서서히 감소해 발생한다. 대부분의 심부전은 만성에 해당한다.

심부전의 원인은 ▲반복적인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근육 손상에 따른 심장 기능 저하 ▲심장 근육이 선천적으로 약한 ‘확장성 심근증’ ▲맥박이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빨라진 부정맥이 지속되면서 심장이 지친 경우 등 크게 세 가지다. 이밖에 고혈압, 판막질환, 과도한 음주와 스트레스, 항암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등도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특히 누워있을 때 숨이 가빠지고, 기침이 날 수도 있다. 상체를 세울수록 호흡하기 편해져 베개를 여러 개 겹쳐 베고 잠을 청하는 환자도 있다. 또 다른 증상은 다리 부종이다. 심한 부종의 경우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1~2분이 걸릴 수 있다.

심부전이 의심되면 보통 심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 이 검사를 통해 좌심실 구혈률(심장박동 중 좌심실에서 빠져나간 혈류 비율)를 확인해 심장의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심장으로 들어온 혈액이 100이면 일반적으로 50~70은 펌프질돼 빠져나가기 때문에 정상인의 좌심실 구혈률 수치는 50~70%다. 이보다 낮아지면 심장 기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심부전 환자 중 일부는 좌심실 구혈률 수치가 정상으로 나올 수 있어 다른 검사를 동반하기도 한다. 특히 심장이 늘어날 때 분비되는 나트륨이뇨펩타이드(BNP 또는 NT-BNP)의 혈중 농도가 심부전의 중증도, 재발 가능성 등을 판단하는 데 유용해 널리 활용된다.

심부전 치료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 치료다. 심장 근육의 수축력을 높이고, 혈관을 확장해 순환을 돕는 약을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고혈압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을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 복용하는 사람은 혈압이 떨어지거나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다.

체내에 염분(나트륨)이 쌓이지 않도록 싱겁게 먹는 것도 중요하다. 이 교수는 “보통 숟가락을 쓰지 않고 젓가락으로 식사한다는 생각으로 국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불편을 최소화하면서도 몸 속 나트륨의 총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부전을 예방하려면 과도한 음주, 스트레스, 맥박이 빨라지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또 의사의 지시에 따라 약물 복용을 철저히 지키면서 주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건강검진을 할 때 심장 초음파와 혈액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운동은 근육량 보전에 도움이 돼 심부전 환자의 장기 생존에 중요하다. 최대 운동 능력의 70% 수준으로 등에 땀이 조금 나는 정도의 운동이 권장된다.

이 교수는 “심부전 환자의 10%가 1년 내 잘못될 수 있지만, 반대로 90%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면서 ”약을 잘 복용하고, 하루 염분 섭취량을 철저히 조절하며 꾸준한 운동으로 심장을 단련하면 건강한 심장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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