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형 K-유학생 제도 청신호
도, 태국-베트남 등 직접 방문해… 글로벌 인재 유치 위한 설명회 진행
반도체-이차전지 등 지역 전략산업… 내년까지 유학생 1만 명 유치 목표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에 관심이 생겼고, 한국에 가고 싶었다. 마땅한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설명회가 정말 좋은 기회가 됐다.”
26일(현지 시간) 오후 태국 치앙마이대 과학기술연구기관 라이스 그레인홀. 현지 대학생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충북형 K-유학생 제도’ 설명회 뒤 만난 리엉 군(19)은 “어렸을 때부터 한국인 친구가 있어 한국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도 대학 내 세종어학당에 다니고 있다”며 “교환학생 등의 방식으로 한국에 가고 싶었지만 방법을 잘 몰랐는데, 설명회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었고 꿈을 현실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는 올해부터 외국 우수 유학생 유치에 팔을 걷어붙인 충북도가 충북대, 청주대, 극동대와 함께 마련한 행사다. 이영은 충북도 교육특보(서원대 교수)의 개괄적인 설명에 이어 대학 관계자들이 대학별 유학생 정책을 설명했다. 이어 건물 밖에 마련된 상담 부스는 궁금한 점을 묻는 현지 학생들로 가득했고, 유학 의향서를 등록한 학생들도 많았다.
이 특보는 “충북형 K-유학생 제도는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 소멸과 지방대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유학생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 학업과 일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2025년까지 외국인 유학생 1만 명 유치
도는 취업과 정주 시스템 구축을 기반으로 반도체, 이차전지 등 지역 전략산업 핵심 기술 인력 분야의 외국인 유학생 1만 명을 2025년까지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내 외국인 유학생은 9월 1일 기준으로 8640명(비자 발급 예정자 포함)이다. 도는 학부생은 물론 석박사급으로까지 대상을 늘려 외국인 우수 인재를 유치할 계획이다. 이번에 설명회를 연 치앙마이대의 경우 연구개발에 강점이 있는 대학으로, 충북의 첨단 바이오 특화 산업에 필요한 고급 인력 유치에 유리한 환경을 갖췄다. 뽕룩 시반딧몽꼰 치앙마이대 총장은 “치앙마이대가 충북의 대학들과 상호협력해 석박사급 유학생 교류와 인공지능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 방문단은 치앙마이대 방문에 앞서 치앙마이주와 방콕시, 베트남 호찌민시 등도 찾아 글로벌 인재 유치 활동을 폈다. 특히 24일에는 예정에 없던 응우옌반넨 호찌민시 당서기의 면담 요청으로 김영환 충북도지사와의 면담이 이뤄졌고, 이 자리에서 충북형 K-유학생 제도에 대한 깊은 대화가 오갔다.
도는 지역 대학들이 원하는 우수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해외 정부·기관, 도 국제 관계 대사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2월에는 인도에 출장단을 보내 대학생 135명의 유학 수요를 파악한 뒤 4월 초 충북대와 인도 델리대, 네루대, 자미아대와 유학생 유치를 위한 영상회의를 가졌다. 3월 말에는 마크 코후앙코 필리핀 하원의원이 도를 찾아 K-유학생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고 요양보호와 뷰티미용 분야에서의 교류를 제안했다. 이 특보는 “다음 달에도 7일부터 사흘간 인도 벵갈루루에서 충북형 K-유학생 제도를 설명할 계획”이라며 “이 제도를 통해 글로벌 우수 인재들이 충북으로 유학 와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 충북형 K-유학생 제도 정부도 뒷받침
외국 우수 유학생 유치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는 충북형 K-유학생 정책에 화답하듯 정부도 힘을 보태고 있다.
도는 지난달 15일 법무부에 △광역비자 신설 △재정 보증 면제 △언어능력 기준 완화(TOPIK 4급→3급) 등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지역맞춤형 특화비자 신설을 위한 훈령을 만들고, 국내외 지방자치단체 장학금 지급 때 그만큼의 재정 능력을 면제해주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유학생 제조업 시간제 취업 조건도 완화한다.
법무부는 26일 ‘톱티어(Top-Tier) 비자’, ‘청년 드림 비자’ 등을 담은 ‘신(新) 출입국·이민정책 추진 방안’도 내놨다. 톱티어 비자는 외국인 유학생이 국내 대학 졸업 후 인턴 활동 등을 통해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리고, 취업이 가능한 범위를 비전문 분야까지 확장하는 내용이다. 이는 첨단 분야 고급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충북의 이공계 석박사급 인재 유치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김 지사는 “충북형 K-유학생 제도는 지역 산업의 노동력을 보완하고, 다국적 인력을 확보하는 대한민국의 인적 자본 축적의 디딤돌”이라며 “대학·지역기업과 협업해 맞춤형 유학생 유치·양성 전략을 추진해 유학생들이 충북에서 ‘K드림’을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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