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만점자 의대 정원보다 많다…최상위권 변별력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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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0월 1일 12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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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전영역 만점자 63명
국수영 모두 쉬워…물리 1문제 틀리면 바로 3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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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최종 리허설’ 격인 9월 모의평가는 최상위권 변별력이 거의 없을 정도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영역 만점자가 63명이나 되고 국어·수학 만점자가 올해 의과대학 모집정원과 비슷하거나 많았다.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12점이나 날 정도로 과목 간 유불리가 컸다. 물리학Ⅰ은 2등급이 없을 정도로 쉽게 출제돼 선택과목 간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달 4일 실시된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수험생에게는 2일 성적표를 통지한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0일 앞둔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이 선 채로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뉴스1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50일 앞둔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수험생이 선 채로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뉴스1
9월 모의평가는 수능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모의평가다. 난이도가 널뛰기했다. 6월 모의평가는 ‘용암수능’으로 불릴 만큼 어려웠는데, 9월 모의평가는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최상위권 변별력이 거의 없을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전 영역 만점자가 63명이나 됐다. 재학생은 18명, 졸업생은 45명이 전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시험도 쉬웠지만 의대 정원으로 상위권 졸업생이 본격적으로 가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6월 모의평가에서는 전 영역 만점자가 재학생 2명, 졸업생 4명에 불과했다.

국어는 원점수 만점자에게 주어지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29점일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2022학년도 9월 모의평가 때의 127점 이래 가장 낮다. 아주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150점)보다 21점, 올해 6월 모의평가(148점)보다 19점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인원도 4478명(1.17%)으로 늘었다.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자는 64명(0.01%),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는 83명(0.02%)에 그쳤었다.

1등급 컷(126점)과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3점에 불과할 정도로 최상위권 변별력이 없었다. 3점짜리 문항 1개만 틀려도 2등급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입시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의대 입시 관련 홍보 문구가 게시돼 있다. /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의대 입시 관련 홍보 문구가 게시돼 있다. /뉴스1
수학도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 1등급 컷은 130점으로 6점에 그쳤다. 지난해 수능에서는 148점,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는 150점일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었다.

수학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인원은 135명(0.04%)이었다. 6월 모의평가 때의 697명(0.18%)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응시자 수가 적은 ‘기하’ 과목에서 원점수 100점의 표준점수로 추정된다.

수학 ‘미적분’ 만점자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35점으로 추정되는데, 이 둘을 합하면 최고점자 수가 4736명(1.25%)에 달했다. 기하와 미적분 표준점수 최고점을 함께 고려하면 수학 역시 쉽게 출제됐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1등급 비율이 10.94%(4만 2212명)였다. 지난해 수능 4.71%, 올해 6월 모의평가 1.47%에서 널뛰기를 했다. 2018학년도 절대평가 전환 이후 9월 모의평가 기준으로는 2023학년도 9월(15.97%)에 이어 두 번째, 수능까지 포함하면 2021학년도 수능(12.66%)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66점~72점(6점 차이)으로 과목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반면 과학탐구는 지구과학Ⅱ가 74점으로 가장 높고 물리학Ⅰ이 62점으로 가장 낮아 12점 차이를 보였다.

특히 물리학Ⅰ의 경우 1등급 컷이 표준점수 최고점과 동일해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만점자가 13.71%나 되면서 2등급이 없었다. 1문제만 틀려도 바로 3등급으로 내려간다는 뜻이다.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쉽게 출제됐을 뿐만 아니라 최상위권에서는 사실상 변별력이 거의 없는 시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인원(4478명)이 올해 의대 모집정원(4485명)과 거의 일치했다. 수학은 기하·미적분 만점자(4736명)가 의대 모집정원보다 많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서울대 등 최상위권에서는 변별력 확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며 “실제 수능이 9월 모의평가처럼 출제되면 서울대는 탐구과목 난이도 유불리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수준의 시험”이라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실제 수능은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대 증원으로 실력 있는 n수생이 대거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 졸업생 등 지원자는 16만 1784명으로 2004학년도 수능(18만 4317명) 이후 21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수학, 영어는 너무 쉽게 출제돼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어렵다”며 “의대 증원 이슈나 N수생의 강세를 감안해 전체적인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어렵게 출제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임 대표는 “수험생들은 국어, 수학은 6월 수준 난이도에 근접하게, 영어는 9월보다는 다소 어려워질 수 있다는 예상을 하고 남은 기간 학습 수준을 조정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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