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건축자재가 사용된 수도권 유치원 및 학교 50곳 중 47곳(94%)에서 균열이나 파손 등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면은 1급 발암 물질인 만큼 교육현장에서 학생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은 올 7월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교 중 석면 건축자재가 활용된 50곳을 표본 추출해 ‘학교 석면건축물 위해성 평가 컨설팅’을 실시했다.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라 석면 건축자재가 사용된 학교의 안전 관리인은 6개월에 한 번씩 건축물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 관리대장을 작성하는 ‘위해성 평가’를 해야 한다. 이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공단 측이 직접 학교를 찾아 현장조사를 통해 건물의 상태를 확인한 것이다.
현장조사 결과 50곳 중 47곳이 ‘손상상태·비산성(흩날림)’ 항목에서 ‘개선 필요’ 의견을 받았다. 건축자재에서 균열, 갈라짐, 깨짐, 구멍, 절단, 틈새 등이 나타났음에도 자체 위해성 평가에선 정상으로 기재돼 있거나 실제보다 낮은 위험등급으로 기재돼 있었다는 뜻이다. 94%가 자체 위해성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공단 측은 현장조사를 마친 뒤 학교별로 확인된 개선 필요 사항을 학교 안전관리인과 교육청 담당자에게 안내했다.
석면은 1급 발암물질로 호흡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폐암 등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또 노후화될수록 석면이 날려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과거 석면이 포함된 건축자재가 국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 탓에 여전히 2023년 말 기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약 2만500곳 중 약 4600곳(22.4%)에 석면 건축자재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석면 제거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박 의원은 “이번 현장조사 결과로 여전히 아이들이 발암 물질인 석면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환경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석면 관련 교육현장 조사와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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