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다혜 음주 사고에 野 ‘곤혹’ …與 “文은 살인행위라고”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6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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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5일 이태원의 한 도로에서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 경찰에 입건됐다. 다혜 씨는 도로 우회전 전용 차선에서 좌회전을 하다 뒤에서 따라오던 택시와 충돌했다.

● 면허 취소 수준 넘긴 상태서 운전

6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날(5일) 다혜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다혜 씨는 사고 당일 오전 2시 51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도로에서 캐스퍼 승용차를 몰고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 방면으로 좌회전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다혜 씨가 좌회전 했던 도로는 우회전만 가능한 차로였고 바닥에도 우회전 표시가 있었다. 다혜 씨와 충돌한 택시 기사는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 여부를 측정한 결과 다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면허취소 기준(0.08%)의 두 배에 가까운 0.14%로 나타났다. 경찰은 5년 새 3번 이상 음주운전 전력이 있을 경우 차량 몰수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는데, 다혜 씨는 이에 해당하지 않아 구속되지는 않았다. 혈중알코올농도는 구속 여부와는 무관하다.

경찰은 다혜 씨의 음주 사실을 확인한 뒤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캐스퍼 차량도 압류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르면 7일 오전 다혜 씨를 불러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다혜 씨는 현재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과는 약 10km 떨어져있다. 경찰은 다혜 씨가 이태원 인근에서 술을 마셨는지, 누구와 마셨는지, 다른 지역에서 술을 마신 뒤 이동했는지 등 사고 당일의 동선 등을 파악 중이다.

● 민주당 ‘곤혹’, 국민의힘 “내로남불”

문 전 대통령은 과거 2018년 10월 대통령 재임 당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처벌을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번에 딸인 다혜 씨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자 더불어민주당은 곤혹스러운 분위기인 반면 국민의힘은 비판을 이어갔다.

6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음주운전은) 해선 안 되는 일이다. 당의 입장이 다를 것이 있겠나”라면서도 “특별히 다른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 이 정도로 말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은 다혜 씨의 전 남편 서모 씨에 대한 검찰의 특혜 채용 의혹 수사에 대응해 ‘전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정치 탄압’이라고 비판해왔다. 그 와중 다혜 씨의 음주운전 사건이 벌어지자 난감한 분위기다.

같은 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전매특허인 내로남불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문 전 대통령 시절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라고 명확히 강조하고 또 강조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다혜 씨는 거기에 예외가 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 누가 동의하겠느냐”고 비판했다.

● 검찰, 전 남편 특혜 채용 의혹 수사 중

한편 검찰은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문 전 대통령과 다혜 씨, 전 남편 서모 씨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에서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데 대한 대가로 항공 업계 경력이 없는 서 씨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전무이사로 취업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은 타이이스타젯을 소유한 이스타항공 창업주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올 8월 말 다혜 씨의 자택 및 전시 기획사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검찰은 이달 들어 휴대전화 암호 해제 절차 등 압수물 포렌식에 착수했다. 법조계에선 다혜 씨에 대한 조사는 올 연말에야 가능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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