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부 잘하는 약’ 으로 알려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의 부작용 및 오남용에 대한 사회적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ADHD 치료제 비급여 처방이 45%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출한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작년 한해 ‘콘서타’ 등 ADHD 치료제 전체 처방량 중 45.2%가 비급여로 처방됐다고 7일 밝혔다.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마약류 ADHD 치료제 처방량은 7310만여개, 처방 환자 수는 22만1000여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심평원의 마약류 ADHD 치료제 급여 처방량과 급여 처방환자 수는 4300만여개, 16만700여명을 비교해보면, 비급여 처방량은 3300만여개, 처방받은 환자 수는 6만여명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실이 올해 6월까지 처방량과 처방 환자 수를 비교해보니, 비급여 처방량은 1700만여개(41.9%), 비급여 환자 수는 10만여명(39.2%)으로 추정됐다. 올해의 경우 작년에 비해 비급여 환자 비율은 줄었지만 비급여 추정 환자 수의 비율은 27.4%에서 39.2%로 11.8% 증가했다.
비급여로 처방받은 환자들은 약을 더 많이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기준 급여 환자의 1 인당 평균 처방량은 249개이지만, 비급여 추정 환자의 1인당 평균 처방은 545개로, 2.2배 높았다.
김 의원실은 “이는 ADHD를 진단받아 치료제를 처방받는 환자보다 ADHD가 아닌 환자가 더 많이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현재 콘서타 등 ADHD 치료제는 공부 잘하는 약, 집중력 약으로 알려지며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실이 자료를 통해 2023년부터 올해 6 월까지 연령별 처방량을 확인한 결과, 올해 비급여 추정량의 79.4% 가 10~30 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
처방량이 가장 많은 10대와 20대, 30대의 각 연령별 총 처방량 중 비급여 비율을 확인해보니 30대 절반이 비급여로 처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42.6%, 10대는 31.4% 였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오남용과 무분별한 처방으로 진짜 필요한 환자가 ADHD 치료제를 처방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ADHD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콘서타 27㎎의 공급사인 한국얀센은 원료 수급과 새로운 허가승인, 수요 증가를 이유로 올해 9월10일 이후 공급에 일시적인 문제가 있다며 앞서 식약처에 신고했다.
김 의원실은 “비급여 처방을 모두 오남용으로 볼수는 없지만 약물의존 혹은 중독이 의심되는 처방 사례들이 확인되고 있다”며 “30대 환자 A씨는 지난 1년간 ADHD 치료제 총 1만560개를 2개 의료기관에서 93번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20대 환자 B씨는 13개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총 8658개의 치료제를 처방받은 바 있다. 올해는 1번의 진료로 2190개의 ADHD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례도 있었다.
김 의원은 “마약류 오남용 관리를 철저하게 해 진짜 필요한 환자에게 치료제가 제때 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가 마약류 오남용 관리 대상에 포함됐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식약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과 심평원 마약류 의약품 급여 처방 내역을 연동해 분석하는 것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스템 연계로 과도한 마약류 비급여 처방의 의심 사례를 빠르게 확인하고 점검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