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경귀 아산시장이 벌금 1500만 원을 확정받아 시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무원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아산시는 부시장 권한대행체제로 전환되며, 재·보궐 선거는 내년 4월 치러진다.
대법원 제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시장에게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8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성립, 공소사실의 특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상대 후보였던 오세현 전 아산시장에 대해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며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박 시장이 배포한 성명서에는 오 전 시장이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부동산을 허위로 매각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1·2심 재판부는 박 시장이 허위사실을 인지하고도 내용에 대한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공표한 것으로 보고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박 시장 측은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박 시장 측에 소송기록접수를 통지하지 않은 채 판결을 선고해 절차상 위법이 있었다는 이유로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을 다시 심리한 대전고법은 이전과 같이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박 시장 측은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과 고의가 없었다며 재차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날 판결로 박 시장은 임기를 약 1년 8개월 남겨놓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아산시는 곧바로 조일교 부시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조 부시장은 내년 4월 2일 치러질 재·보궐 선거일까지 시정 전반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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