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무더웠던 9월…폭염-열대야 기록 모두 깨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8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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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었던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광장 분수대를 찾은 어린이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올해 9월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무더웠던 9월’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적으로 확충된 시기인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월 평균기온, 폭염 일수, 열대야 일수 등을 기록한 것이다. 각종 무더위 기록 뿐 아니라 강수량도 평년보다 54.6% 더 많았는데, 경남 창원시에 하루 동안 397.7mm의 폭우가 쏟아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9월 일강수량 극값을 경신했다.

● 기온-폭염-열대야 기록 줄줄이 깨져

8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9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9월 전국 평균기온은 24.7도로 평년(20.5도)보다 4.2도 높았다. 종전 최고기록인 지난해 22.6도를 경신한 것이다.

역대급 9월 더위가 나타난 것은 올해 7월 하순부터 우리나라 상공을 뒤덮고 있던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9월 중순까지 세력을 유지한 탓이 크다. 두 고기압이 버티고 있으면서 태풍도 한반도 내륙에 상륙하지 못했다. 또, 대기 하층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에서 수증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습도가 높아 열대야도 꾸준히 발생했다.

그 결과 전국 주요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총 46곳에서 9월 일 최고기온 극값 최고 1위를 경신했다. 경남 밀양시(37.4도), 전북 정읍시(37.3도), 충남 보령군(37.1도), 충남 금산군(36.5도), 대전(36.0도), 경북 안동시(36.0도), 광주(35.8도) 등이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일 때 나타나는 폭염 일수도 덩달아 증가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6.0일(평년 0.2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전남 완도군에서 13일 발생해 가장 많았고, 대전 11일, 대구 8일, 부산 7일, 서울 6일 등 순이었다. 특히 서울과 충남 서산시, 인천 강화군, 경기 이천시, 충남 보은군 등 7개 지점에서는 1973년 이래 첫 9월 폭염이 발생했다.

9월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도 4.3일(평년 0.1일)로 종전 최고기록인 1992년 0.9일을 제쳤다. 제주에서 19일로 가장 많았고, 부산 15일, 인천 10일, 서울 9일, 대전 6일 등 순이었다. 강원 춘천시, 경기 양평군, 충남 금산군 등 4개 지점에서는 첫 9월 열대야가 발생하기도 했다.

● 전국 평균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아

지난달 전국 평균 강수량은 241.0mm로 평년(155.1mm)보다 85.9mm 더 많았다. 특히 지난달 20~21일에는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졌다. 북태평양고기압이 남쪽으로 물러난 사이 북쪽에서 찬 대륙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됐고, 남쪽에서 열대저압부가 접근하며 많은 수증기를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이틀에 걸쳐 경남 창원시에는 529.4mm의 폭우가 쏟아졌고 부산 403.4mm, 경남 거제시 381.2mm, 전남 장흥군 357.6mm, 경남 진주시 307.4mm 등에 30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경남 창원시(397.7mm), 부산 중구(378.5mm), 경남 거제시(348.2mm), 충남 서산시(221.8mm) 등 지역에서는 9월 일 강수량 극값을 경신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이례적으로 여름철 더위가 9월 중순까지 이어졌는데 길었던 더위가 물러나자마자 기록적인 호우로 인해 곳곳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라며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기상재해의 양상을 면밀히 감시해 국가적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염#열대야#무더위#강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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