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앤디 김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뉴저지)이 토론회에서 상대측 공화당 후보에게 보인 모습이 화제 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의 지역매체 뉴저지글로브에 따르면 김 의원과 공화당 소속 커티스 바쇼 후보는 오는 11월 뉴저지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6일 오후 8시 첫 TV 토론을 진행했다.
김 의원은 뉴저지주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3선 하원의원에 오른 한국계 정치인이다. 그는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원 외교위 등에서 활동한 외교·안보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쟁자인 공화당 바쇼 후보는 정치 경력이 없는 호텔 및 부동산 개발업 사업가 출신 인사다.
훈훈한 장면은 토론회에서 바쇼 후보가 생활비 부담 문제에 관한 첫 질문에 답을 하려던 중 나왔다.
바쇼 후보는 돌연 땀을 흘리면서 서 있기조차 힘든 듯 강연대를 붙잡았다. 그는 비틀거리며 앞으로 쓰러질것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때 김 의원은 지체 없이 바쇼 후보에게 달려가 강연대가 쓰러지지 않도록 붙잡고 “괜찮냐”고 물었다.
진행자는 곧바로 토론을 중단시켰고, 바쇼 후보는 보좌진의 부축을 받으며 토론장 밖으로 나갔다. 그는 약 10분 후 토론장으로 복귀했다. 응급 의료진도 출동해 바쇼 후보의 건강 상태를 살폈다.
바쇼 후보는 토론장에 돌아와 “생활비 문제에 너무 집중하느라 오늘 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라고 농담을 던진 뒤 “여러분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토론은 다시 시작됐고 두 후보는 세금, 낙태, 이민자 주요 이슈를 두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바쇼 후보는 토론회 후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건강을 염려해 주셔서 감사하다. 하루 종일 유세하느라 정신이 없어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토론회 후 바쇼 후보의 건강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뉴저지 주민들에게 제가 어떤 상원의원이 될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지치지 않고 어떻게 노력할지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관련영상이 X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되자 누리꾼들은 “품위 있는 행동을 보여준 예의 바른 정치인”, “앤디에게 정말 감명받았다”, “이런 게 민주주의다.”, “사소한 행동으로 상대편 진영 지지자들까지 사로잡은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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