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의료원장·시장상권진흥원장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 강행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9일 17시 14분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10년 만에 처음
경기도 요청에도 도의회 특위 구성 못해
도 “비상경영·장기간 공석 등 임명 시급”
국힘 “인사청문회 열릴 때까지 상임위 불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민철 신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왼쪽 첫 번째)과 이필수 신임 경기도의료원장(오른쪽 첫 번째)을 임명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의료원장에 이필수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에 김민철 전 국회의원을 8일 각각 임명했다. 경기도의료원장의 임기는 3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은 2년이다.

이필수 신임 경기도의료원장은 백재활요양병원 행정원장, 전라남도의사회장, 대한의사협회 회장 등을 거쳐 대한적십자사 회장 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민철 신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은 대통령비서실 비서실장실 행정관과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21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했다.

김 지사는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이필수 경기도의료원장에게 “의료대란으로 도민들의 불안이 크다. 경기도의료원이 공공의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철 시장상권진흥원장에게는 “경기침체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너무 큰 상황에서 중책을 맡아주셔서 든든하다”라며 “소상공인들을 세심하게 잘 살펴봐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전경. 경기도의회 제공
의료원장과 시장상권진흥원장은 경기도의회 인사청문 대상이다. 하지만 경기도의 요청에도 경기도의회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하지 못해 결국 청문회 없이 임명하게 됐다. 인사청문회가 열리지 않은 것은 경기도의회가 2014년 9월 전국 지방의회 가운데 처음으로 제도를 도입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도의료원장의 경우 의료대란에 경영 문제까지 겹쳐 비상 경영체제로 운영 중이고 의료원 산하 6개 병원장에 대한 선임도 차례대로 진행해야 할 상황이어서 더 이상 임명을 미루기 힘들다”면서 “시장상권진흥원장 역시 1월부터 8개월 넘게 공석인 상황이어서 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임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보건복지위와 경제노동위 일정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힘은 “정식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도민에게 검증받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강행된 인사는 인정하지 못한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보건복지위원장과 경제노동위원장의 주도하에 경기도의료원장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청 광교 청사. 경기도 제공

경기도는 8월 29일과 지난달 20일 2차례에 걸쳐 경기도의회에 2개 공공기관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는 기한인 지난달 30일까지도 후보자들에 대한 출석 요구는 물론이고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집도 하지 않았다.

K-컬처밸리 사업 협약 해제 문제로 인사청문회가 밀린 데다 인사청문특위 구성 등 청문회 관련 조례 개정에 대한 이해 부족과 특위 위원 선정에 대한 당내 갈등 등이 겹치며 2개 상임위원회 모두 의사일정 조율에 실패했다.

관련 조례와 더불어민주당-국힘 대표의원 협의에 따라 의료원장 후보자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시장상권진흥원장 후보자는 경제노동위원회에서 특위를 꾸려 인사청문회를 하게 되는데 특위 구성을 위한 회의를 열지 못해 위원장과 부위원장 양당 1명씩 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김동연#의료원장#시장상권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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