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다양해진 군수품으로 MZ 장병 취향 저격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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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일반 군수품 조달 업무… 다수공급자계약 체계로 바꿔
식단에 식육가공품 비중 늘리고, 소규모 부대에는 ‘밀키트’ 공급
운동화-면도기 등 시중 제품도

9일 조달청 관계자가 정부대전청사 3동 1층 조달전시관에서 MZ 장병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면도기, 운동화, 반조리 식품 등 새로 도입된 군수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9일 조달청 관계자가 정부대전청사 3동 1층 조달전시관에서 MZ 장병들의 선호도를 반영한 면도기, 운동화, 반조리 식품 등 새로 도입된 군수품을 살펴보고 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이제 군대에서도 민간인이 쓰는 면도기, 운동화, 반조리 식품을 즐길 수 있습니다.”

9일 정부대전청사 1층 조달전시관에서 만난 김명균 조달청 국방물자구매과장은 유명 브랜드 운동화 여러 켤레를 들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군수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말은 옛말이 될 것”이라며 “일상에서 누렸던 것들을 군대에서도 만나볼 수 있어 장병 사기 진작에도 보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달청은 2020년 7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급식이나 피복 등 일반 군수품 조달 업무를 넘겨받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총 3조1327억 원어치 군수품을 군에 공급했다. 2020년(2조1012억 원)과 비교해 49%(1조315억 원) 늘었다.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달 방식도 손봤다. 기존에는 하나의 기업이 한정된 제품을 공급해 품질 경쟁이 쉽지 않았다. 이제는 성능이나 품질이 같거나 비슷한 제품은 2개 이상 기업과 계약하는 다수공급자계약(MAS 계약)으로 바꿔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공급한다.

각별히 신경을 쓴 부분은 장병 식단이다. 먹거리가 국방력과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장병의 입맛과 선호도에 따라 식품을 제공한다. 지난해 기준 급식류 공급 실적은 3321억 원으로, 2021년 419억 원 대비 7.9배 늘었다. 올해는 8월 기준 3093억 원을 기록했다. 바비큐포크립(돼지 등갈비), 훈제 닭가슴살 등 식육가공품의 공급 비중을 늘리고 10명 이내 소규모 부대에는 즉석떡볶이, 뼈해장국 같은 간편조리식품(밀키트)을 공급한다. 2021년 8개 품목 337개에 그쳤던 급식 상품은 올해 8월 기준 61개, 상품 수는 4120개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업체 수도 36개에서 364개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가장 인기 있는 식품은 참치 통조림(33억9000만 원)이고, 바비큐포크립(28억5000만 원)이 뒤를 이었다.

군 자체적으로 품질 개선이 어려운 면도기나 운동화 등은 젊은 장병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유명 브랜드의 시중 제품으로 보급했다. 면도기는 3개 회사, 운동화는 7개 회사 제품을 제공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보급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한다. 22명 규모로 꾸린 국방물자품질과가 군수품 재료부터 최종 생산품까지 전 과정을 확인, 점검한다. 급식은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인증 업체와 다수공급자계약을 체결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수시 및 정기 위생 점검을 한다. 급식 품목에서 하자가 발생하거나 식품위생법 등을 위반하면 적격심사를 할 때 최대 5점을 감점한다. 다수공급자계약 하자 발생 품목은 최대 6개월 동안 쇼핑몰 거래를 중지시키고 하자 발생 내용을 공지한다. 임기근 조달청장은 “장병들이 좋아하는 다양한 제품을 최고의 품질로 보급해 조달청, 국방부, 장병들이 서로 힘이 되는 조달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조달청#다수공급자계약 체계#군수품#MZ 장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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