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측이 법원에 피고인 백모(37)씨의 신상정보 공개를 요청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남언호 변호사(법률사무소 빈센트)는 지난 4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에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냈다.
유족 측은 의견서에서 “경찰 수사 단계 및 검찰 단계에서 신상정보가 공개되기를 강력하게 탄원했으나 수사 단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특정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내란·외환죄, 범죄단체조직죄, 살인 등을 특정중대범죄로 규정하고,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에서 피의자나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한다.
단, 재판 단계에서 신상공개가 결정되기 위해서는 공소제기 전까지 특정중대범죄사건이 아니었으나 재판 과정에서 특정중대범죄사건으로 공소사실이 변경된 사건이어야 한다. 수사 단계에서부터 특정중대범죄 사건으로 분류됐던 이번 사건에는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특정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가해자의 신상이 피의자 단계에서 공개되지 못했다면 피고인 단계에서 이를 바로 잡아 공개할 수 있는 법적 절차를 마련하는 취지”라며 “수사 단계에서 제대로 신상공개 논의가 안 됐다는 점에서 규정의 취지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지난달 9일 검찰에도 백씨의 신상공개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백씨는 지난 7월29일 오후 11시22분께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장식용’으로 허가받은 총 길이 102㎝의 일본도로 피해자 김모(43)씨의 얼굴과 어깨 등을 향해 10여차례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현재 서울서부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백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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